광고 또 광고 "끔찍한 피드"에 벌써 지쳤나…스레드 열풍 꺾였다

배한님 기자 2023. 7. 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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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스타그램
출시 나흘 만에 1억 가입자를 모으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메타(구 페이스북)의 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레드(Threads)' 열풍이 한풀 꺾였다. 핵심 기능이 부족한 데다 인플루언서나 마케팅 관련 게시물이 피드를 도배하면서 사용자들이 피로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일주일 새 사용자 반으로 '뚝'…사용 시간도 3분의 1 수준으로

19일 웹 분석 전문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Similar web)에 따르면 전 세계 스레드 DAU(일일활성사용자)는 지난 7일 4900만명에서 14일 2360만명으로 일주일 만에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 분석에서도 출시 일주일차인 지난 12일 DAU가 지난 8일 대비 20% 감소했다.
한국내 사용자도 줄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레드 DAU는 국내 출시 6일 차인 지난 11일 25만845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16일 16만8565명으로 줄었다. 신규 설치 건수도 지난 7일 13만628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16일 1만3927건까지 떨어졌다.
DM도 해시태그도 없는데 광고만 가득…이용자 빠르게 외면
IT업계는 부족한 기능성을 지목한다. 스레드는 트위터 오너인 일론 머스크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에게 격투기 대결을 신청하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인스타그램 계정 기반의 손쉬운 가입 절차로 광풍을 일으키며 출시 나흘 만에 1억 가입자를 모았다. 그러나 DM(다이렉트 메시지)·해시태그(#)·실시간 트렌드 등 SNS의 핵심 기능이 없는 게 발목을 잡고 있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1인 평균 일일 스레드 사용 시간은 지난 7일 약 21분에서 14일 6분으로 3분의 1토막 났다. 반면 같은날 트위터 사용 시간은 25분이며 여전히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데이비드 카 시밀러웹 인사이트 선임 매니저는 "스레드에 기본적인 기능이 많이 없어 트위터에서 갈아타거나 새 SNS에 익숙해지는 불편을 감수할 만큼의 매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7일 트위터와 스레드 DAU. /자료=시밀러웹 블로그

스레드가 자신만의 사용 문화나 팬층을 확립하기 전에 마케팅 수단으로서 주목받은 것도 이유로 지목된다. 트위터는 높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는 공간으로 인기를 얻었다. 반면 스레드는 "트위터 형식에 인스타그램 감성인 기묘한 공간"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관심사 기반의 알고리즘 기능도 제대로 탑재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 기업 등의 마케팅 게시물은 빠르게 늘어 사용자 피로도를 높였다. 스레드가 화제가 되면서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를 이용하던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같은 정치인·기업인도 발 빠르게 스레드 계정을 만들었다. 현대자동차·삼성전자·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도 스레드에 합류했다.

포브스(Forbes)는 "단순한 타임라인이었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마케팅적) 욕망으로 망가진 것처럼 (스레드의) 끔찍한 피드에 시달린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성패 논하는 건 시기상조…기능 업데이트·EU 출시 지켜봐야
일각에서는 DM·실시간 트렌드 같은 기능을 붙이기 전까지 스레드 성패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온다. 스레드는 18일(현지시간) 출시 후 처음으로 새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자신의 팔로워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팔로우 탭(follows tab)과 구독 옵션, 언어 번역 기능이 추가됐다. 저커버그 CEO가 스레드 출시 첫 날 "아직 추가할 많은 기능이 있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업데이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업데이트 후 저커버그 CEO는 자신의 스레드에 "당초 우리 예상을 훨씬 앞선, 수천만명 규모의 사람들이 매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남은 기간 기본기를 다지고, 이를 유지하면서 지역사회를 성장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 출시 여부도 관건이다. 스레드는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문제 등으로 아직 유럽에서는 출시되지 못했다. IT업계는 유럽 출시 후 스레드 가입자가 폭증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미 IT전문지 엔가젯도 스레드 성패가 "신규 기능 도입과 유럽연합(EU) 지역 출시 여부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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