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전국은행 전환 ‘패스트트랙’ 검토… 빠르면 10월 출범

금융 당국, 예비인가 생략 검토
은행업 인가지침에 따라 건너뛸 수 있어
“인가 요건 대부분 갖춘 상태…절차 불필요”
본인가 직행 시 빠르면 10월 중 전국은행 탄생

대구은행 영업장 모습. /연합뉴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예비인가 절차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은행업 인가 지침에 따르면 인가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예비인가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데, 대구은행의 경우 이미 은행업을 하고 있는 데다 추가로 요구되는 자본금, 대주주 적격성, 사업 계획 타당성 등의 심사 요건도 상당 부분 충족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9월 중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비인가를 건너뛰고 본인가 절차를 밟게 될 경우 빠르면 한 달 내로 승인 여부가 결정, 10~11월 중에 전국은행으로 거듭나게 된다.

19일 금융 당국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 프로세스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례가 없다 보니 기존 은행업 인가 절차를 그대로 가져가는 게 맞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와 관련해 업권 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다”라고 했다.

은행업을 하기 위해선 금융위원회의 예비인가, 본인가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통상 예비인가에 두 달, 본인가에 한 달이 소요된다. 예비인가는 본인가 전 시행하는 사전 심사로, 금융 당국에 사업 승인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는 성격을 갖는다. 실제 인가 효력이 없으며 필요시 건너뛸 수 있다. 은행업 인가 지침에 따르면 합병, 전환, 영업의 양수도 등 구조조정, 고객 보호 등을 위해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인가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예비인가 절차 생략이 가능하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이 지난 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시중은행 전환 계획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인가 요건을 대부분 갖췄다고 판단한다. 대구은행은 최소 자본금(1000억원), 지배 구조(산업자본 보유 한도 4％), 대주주 위법 여부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이 밖에 사업 계획 타당성, 자금 조달방안 적정성, 인력·영업시설·전산 체계 등의 물적 설비 보유 여부 등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지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본금, 지배구조 등 시중은행 전환 인가의 법적 요건을 확인해 본 결과 대구은행은 현재의 법체계 및 절차 안에서 즉시 신청 가능함을 확인했다”며 “대구은행과 지주사는 즉시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고 했다.

금융 당국은 은행업 신규 인가가 아닌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사례인 만큼 합리적으로 절차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예비인가라는 게 기본 요건을 충족하는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미리 살펴보기 위한 사전 심사인데, 대구은행의 경우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해 앞서 검토를 했기 때문에 예비인가가 꼭 필요하다고 보지 않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고 했다.

불필요한 절차를 줄여 신속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대구은행이 인가를) 신청하면 신속하게 검토를 하겠다. 자본금은 충족하는 상태다. 추가로 볼 부분이 사업 계획이 얼마나 타당한지와 지배구조 이슈다. 현재 상황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아마도 빠르게 진행을 하면 올해 안에 (시중은행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구은행은 오는 9월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목표로 은행장 직속의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꾸렸다. 이 팀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중은행 전환 인가와 사업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맡는다. 또 법률 지원을 위해 회계·컨설팅사인 EY한영, 법무법인 태평양과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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