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보다 의리"… AAM 생태계 조성 큰 그림 그린 어성철
'에어택시'로 대표되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기체 개발 스타트업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이하 TIE)이 주최한 간담회에 어성철(사진) 한화시스템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 출신 고위 관계자가 최근 TIE로 이직하는 등 현재 AAM 기체 개발에서 경쟁 관계지만, 어 대표는 이날 덕담까지 건네면서 경쟁보다는 생태계 확장이라는 큰 그림의 '의리'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TIE가 지난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간담회에는 어성철 대표를 포함해 정부 기관·기업 등 1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업체는 1부에는 언론, 2부에는 주요 내외 귀빈들을 대상으로 각각 간담회를 했다.
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홍유정 TIE 대표로부터 마이크를 건네받아 덕담을 전했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가 어 대표의 참석에 대해 특별한 고마움과 의미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를 나와 2016년 TIE를 설립했다.
TIE는 최근 한화 계열사 핵심 인재를 영입했기 때문에 관계가 껄끄러울 수도 있을 상황이었지만, 어 대표는 오히려 TIE를 응원했다. 지난달 TIE 자회사인 시프트 다이내믹스로 대표로 선임된 홍재기 대표는 그는 지난 5월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시프트 다이내믹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공군 출신으로 한화시스템 전략본부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군수항공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홍재기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뜻을 펼쳐보겠다는 마음으로 이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미 오버에어와 AAM 기체개발에 나서고 있다. TIE와 사업군이 겹치는 데다, 최근 한화 출신의 고위 관계자가 이직한 만큼 곱지 않은 관계가 형성되더라도 이상하지 상황이다. 하지만 어 대표는 이날 자리에 참석해 덕담까지 건네면서 견제보다는 동행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가 열린 더플라자 호텔 역시 공교롭게도 한화 소유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기업이 있다. 현대차와 AAM 기체개발 스타트업인 플라나다. 김재형 플라나 대표는 현대차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팀을 꾸려 기체개발을 하다 2020년 퇴사한 후 플라나를 설립했다. 이에 현대차와 플라나는 사업군이 겹치는 등 상호간 다소 조심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다른 업종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 대표가 TIE 간담회 참석한 것이 더욱 특별해 보이는 이유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동종업계에서의 이직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미래 신사업의 경우 그만큼 예민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며 "어 대표의 행보는 전직 인사와의 인연을 이어가는 동시에 AAM 생태계 조성이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교류가 배경인 것 같다"고 말했다.현재 국내 기업 중 AAM 기체 개발에 나선 곳은 현대차, 한화시스템, 플라나, TIE가 대표적이다. 특히 TIE는 이달초 간담회를 통해 '깜짝 등장'했다는 평으로, 동종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AAM은 UAM(도심 항공)과 지역항공모빌리티(RAM)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4개사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 UAM 독립법인 슈퍼널을 설립하고 설립하고 기체 개발, 배터리 시스템 등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미 오버에어와 연말 실물 크기의 무인 시제기을 제작하고, 2025년 제주도에서 상용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세웠다.
플라나는 기체의 5분의 1 크기의 축소기 시험·검증을 진행하면서 미 제너스 에어, 일본 스카이택시, 한국 하이에어 등과 총 100대 규모의 구매의향서(LOI)를 체결했다. TIE는 연내 시제기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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