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개편안 시안 공개 앞··· “수능 큰 틀 바뀌어야” 현장 목소리 커져[수능 30년]

남지원 기자 2023. 7. 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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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공교육 무너뜨린 주범…대안은 없나
현재 중2, 고1 되는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일선 고교 전면 도입
수능 ‘평가 도구화’ 등 변화 필요
2024학년도 수능 대비 7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입제도는 현재 중학교 2학년생들이 고등학생이 되는 2028학년도에 대대적으로 변화할 예정이다. 이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에는 일선 고교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데, 여기에 맞는 새 대입제도가 필요하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3년간 192학점을 이수해야 졸업을 할 수 있는 제도다. 고등교육법상 ‘4년 예고제’에 따라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은 2024년 2월까지 확정돼야 한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올해 상반기 중 개편안 시안을 내놓고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최근 ‘킬러 문항’ 논란으로 한계에 다다른 수능을 큰 틀에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발표 시기를 8월로 미뤘다.

교육부는 그간 2028학년도 대입개편은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개편안의 폭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개편의 핵심은 수능 출제범위와 선택과목 등을 어떻게 조절하느냐다. 고교학점제 체계 아래에서는 1학년 때 공통과목 48학점을 이수하고, 2학년부터는 진로와 적성에 따라 일반·진로·융합선택과목 등을 골라 듣게 된다. 현재 수능 체제를 그대로 따라가면 일반선택과목과 진로선택과목의 일부가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된다. 그런데 이러면 학생 적성이 아닌 수능에 유불리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현재 수능 시스템의 문제가 반복된다. 1학년이 듣는 공통과목만을 수능 출제범위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데 수능 출제범위가 지나치게 좁아져 변별이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려면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수능은 초창기 도입 취지처럼 ‘대학에서 학습 가능한 실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도구 정도로 삼아 학습부담을 낮추고, 대신 학교에서 대학 전공 공부에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충실히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학생들을 선발하는 일이 수능 중심 체제보다 까다로워질 수는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3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연 킬러 문항 관련 토론회에서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 학생마다 교과학습 이력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대학들이 이를 기반으로 수학능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절대평가 내신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한 교사 평가 전문성 신장 지원책 등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총장들 사이에서도 일정 점수만 넘기면 대학에 입학할 자격을 주는 ‘수능 자격고사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세미나에 참석한 대학 총장 86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51.8%가 수능을 자격고사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수능이 자격고사화되면 대학별고사 등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사교육 풍선효과’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육계 전문가는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는 학생은 최상위권 일부에 불과하므로 사교육비 전체 파이는 줄어들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수능은 객관식 오지선다형 틀을 탈피해 논·서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8학년도 이후 대입개편안은 지난해 출범한 국가교육위원회가 마련하는데, 이배용 국교위원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수능을 논·서술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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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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