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복해 놓고 또다시 흡연하면? ‘이 병’ 걸릴 위험 51% 높아진다

문지연 기자 2023. 7. 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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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연의 날인 지난 5월 31일 서울 종로구 금연 구역 인근골목에서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연합뉴스

암 생존자가 흡연을 지속할 경우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무려 51%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현창·이호규 교수와 이혁희 강사 연구팀은 암 생존자의 흡연과 심혈관질환 발생률의 관계를 규명한 논문을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2006년부터 2013년 사이 암 진단을 받고 생존한 20세 이상 성인 30만9000여명의 건강검진 자료를 살폈으며, 이들의 흡연 습관 변화와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암 진단을 받았던 환자가 흡연을 했을 때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인 환자보다 51% 높았다. 암 진단 후 흡연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거나, 한동안 금연했다가 암 진단 후 흡연을 다시 시작한 사람 모두 결과는 같았다.

원래 담배를 피웠지만 암 진단 후 금연한 경우라면 어땠을까. 이들은 진단 전후 흡연을 계속한 환자군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36% 낮았다.

또 연구에서 흡연량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담배를 절반 이상 줄이더라도 위험 수치가 유의하게 낮아지지 않은 것이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배를 아예 끊어야 한다는 의미다.

흡연은 암은 물론 심혈관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암 치료를 마치고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흡연의 유해성은 매우 클 것으로 예측돼 왔다. 하지만 실제 흡연이 암 생존자의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는 그동안 없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암을 완전히 치료한 후에도 우울증 등으로 계속 담배를 피우거나 새로 흡연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을 위한 금연 프로그램을 마련할 구체적 근거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가 암 생존자의 금연 지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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