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AI 투자 비중, 미군의 10배... 세계 억압 나설것” 美의회서 쏟아진 경고

미 연방 하원 AI 군사 기술 주제로 청문회 개최
中 AI 군사 기술 굴기 우려 “미국보다 더 많은 예산 투입”

“AI(인공지능) 기술을 현대전(戰)에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나라가 결국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게 될겁니다. 중국은 AI가 세계 권력의 균형을 결정할 것임을 깨닫고 미국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미 하원 군사위 산하 사이버·정보·기술 소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의원이 18일(현지 시각) '전장에서의 AI 기술'을 주제로 한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8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연방하원 군사위원회가 ‘전장에서의 AI 기술’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청문회에서 미국의 AI 전문가들은 이렇게 경고했다. 그간 미 의회는 AI 기술의 상품화 및 관련 윤리 규정 제정에 대한 청문회를 주로 개최해왔지만, 이날은 AI 기술이 향후 첨단 군사 경쟁 양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지에 대한 논의가 집중됐다.

이날 민주·공화당 의원들은 당을 초월해 중국의 ‘AI 군사 기술 굴기(倔起)’에 대해 경고했다. 공화당의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은 AI를 무기화해 세계 민주주의를 위협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중국은 전세계를 상대로 억압적인 감시 체제를 구현하는 데 AI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로 칸나 의원은 “중국이 전체 군 예산 중 AI 기술에 투자하는 비중이 미국의 10배에 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효과적인 안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미국이 앞으로 AI 기술 우위를 어떻게 유지하고 주도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군사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으로 중국 인민해방군(PLA)는 전체 국방 예산 1780억 달러(약 225조7000억원) 중 AI 기술 개발에 약 1%(약 1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반면, 미국은 전체 예산(6930억 달러)의 0.1%(약 8억 달러) 정도만 배정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AI 스타트업 ‘스케일AI’의 CEO 알렉산더 왕은 “중국은 AI를 국가 안보 기술의 ‘도약 발전’을 위한 역사적인 기회로 보고 있다”며 “중국에 있어서 AI는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달 탐사 계획)’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스케일 AI는 작년 2월 미 국방부와 2억49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미 육군의 로봇 전투 차량 자동화 및 머신·딥 러닝 공동 기능 개발 등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해저 영역에서 AI를 이용한 수륙양용 차량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미군 레이더와 내부 네트워크 등을 작동 불능 사태로 만들 수 있는 ‘전파 교란(Jamming·재밍)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상당히 우려된다”고 했다.

전직 중앙정보국(CIA) 분석가 출신의 클론 키친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이날 “(챗GPT 같은) 생성형 AI 기술은 (중국 등) 적성 국가들로 하여금 미국을 상대로 한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해킹 공격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미 언론들은 최근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단체가 최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및 미 국무부 직원들의 이메일 계정 등 25개 미국 기관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했다고 보도했다. 키친 연구원은 “(중국의 온라인 공격 능력을 저지하기 위해) 미 의회는 초당적으로 중국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반도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