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엑사원 2.0’ 공개… “논문 학습해 해답 내는 AI 전문가”
AI가 논문 내 수식·차트 분석… “신소재·신약 개발 시간 대폭 축소”
”국내·외 협력사들과 함께 차별화된 AI 서비스 제공할 것”
LG AI 연구원이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인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LG AI 연구원은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논문의 내용을 분석해 신소재·신약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상품 이미지를 토대로 마케팅 문구를 생성하는 등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진행된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챗GPT 등 생성형 AI는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상식에 대한 내용만을 다룬다”며 “이번에 LG AI 연구소가 개발한 엑사원 2.0은 특정 분야에 있어 전문적이고 신뢰성 있는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엑사원 2.0은 특허, 논문을 비롯한 약 4500만 건의 전문 문헌과 3500만장의 사진을 학습해 2021년 모델에 비해 정확도가 대폭 늘었다”며 “이는 오픈AI가 밝힌 데이터양의 2~3배에 달하는 양이다”라고 말했다.
LG AI 연구원은 이날 엑사원 2.0 기반 3대 AI 플랫폼인 ‘엑사원 유니버스’, ‘엑사원 디스커버리’, ‘엑사원 아틀리에’를 공개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화학, 바이오, 금융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와 관련된 질문에 문헌을 기반으로 한 정확한 답변을 생성하는 플랫폼이다. 엑사원 유니버스의 플랫폼을 실행한 뒤 질문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답변과 함께 근거로 두고 있는 자료 목록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이문태 어드밴스드 ML 랩장은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는 점은 일반적인 AI 플랫폼과 같다”라며 “그러나 논문 등 기반 자료 등을 토대로 충분한 근거를 토대로 해 할루시네이션(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지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를 이용한 내부 연구원과 학계 관계자들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높은 만족도’에 응답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답변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 AI 연구원은 오는 31일까지 엑사원 유니버스에 대한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뒤 일반 이용자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화학·바이오 분야 종사자들이 신소재·신약 등을 개발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이다. AI가 논문 내부에 있는 텍스트 뿐 아니라 분자 구조, 수식, 차트를 포함한 정보까지 해석해 데이터화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세희 머티리얼즈 인텔리전스 랩장은 “신약이나 신소재 개발을 위해서는 이전에 있었던 연구 방식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워야 한다”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실험과 실패를 무수히 반복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랩장은 “그러나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이용하면 이 같은 과정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랩장이 엑사원 디스커버리에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불소의 함량을 줄이는 법’이라는 질문을 입력하자, 즉시 관련 논문 안에 있는 자료 분석이 시작됐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이 자료를 토대로 불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제시하고 분자 구조식까지 화면에 띄웠다. 한 랩장은 “일반적으로 신소재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계획을 짜는 데 40개월이 소요되는데 엑사원 디스커버리가 이를 5개월로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재료 합성 시 겪는 시행착오도 1만회에서 수십회가량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AI 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 화학·바이오 연구진을 대상으로 엑사원 디스커버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사진을 인식하고 이를 토대로 텍스트를 생성해내는 플랫폼이다. 제품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스스로 마케팅용 문구를 생성해내는 식이다. 이날 시연에서 김승환 비전 랩장은 엑사원 아틀리에에 화장품 사진을 업로드 한 뒤 ‘제품 광고를 위한 미케팅 문구를 생성해 달라’는 명령어를 입력했다. 그러자 ‘당신의 외모와 자신감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해줄 것’이라는 문구가 생성됐다. LG AI 연구원은 유명 이미지 거래 플랫폼인 셔터스톡과 엑사원 아틀리에 상용화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김 랩장은 “지금은 B2B(기업간거래) 분야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개인이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한 마케팅을 할 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2018년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는 2020년 ‘LG AI연구원’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향후 5년 간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6000억원을 투입, 미래 기술 선점과 인재 영입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배 원장은 “국내·외 협력사와의 협력을 통해 다른 생성형 AI와는 차별화 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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