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와 대결 자신…'똑똑하고 믿을 만한' LG AI '엑사원 2.0'

산업현장 곳곳서 문제 해결할 '전문가 AI' 목표…전문성·신뢰성 두날개
기존 AI 대비 2~3배 학습에 거짓 답변 '환각'도 줄여…"수년 내 수익 창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발표하고 있다 (LG 제공) 2023.7.19/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지난 6개월간 글로벌 빅테크들의 AI를 보면서 LG만의 차별화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엑사원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앞세워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배경훈 LG AI연구원장)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전문가 AI(인공지능) '엑사원 2.0'을 공개한 배경훈 AI연구원장은 발표 내내 전문성, 신뢰성을 강조했다. 지난 2021년 12월 첫 '엑사원'을 공개한 이후 과연 LG만의 초거대 AI는 어떤 특장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그간의 고심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1년 6개월 전 엑사원 첫 버전을 공개한 이후엔 챗GPT 등 범용 AI의 열풍이 불었고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가 시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과 차별화를 위해선 그저 텍스트를 분석하고 수많은 정보를 취합해 답을 내놓는 수준의 AI를 넘어야 하는 게 LG의 첫 과제였다. 바이오, 의료, 금융, 헬스케어 등 산업군에 특화된 전문가 AI를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를 잡고 국내외 파트너사와 협력을 시작했다.

◇ "빅테크와 결전엔 전문·신뢰성 필수, 산업현장 성공사례 만들 것"

그래서 꼽은 게 산업현장에 있는 여러 난제를 해결할 '상위 1%의 전문가 AI'다. 생산공정, 배터리 제작, 회로 설계, 신약 개발 등 산업군마다 산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를 개발해 인간이 겪는 시행착오를 대폭 줄이겠다는 목표였다. 산업현장에서 성공사례를 만들고, 시장을 선점해 '퍼스트 무버'의 이점을 누리겠다는 것이다. 각 산업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다면 B2B(기업대 기업) 시장에서 승부가 될 것이란 판단도 깔려 있다.

배 원장은 "많은 생성형 AI가 발표되고 있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 성공 사례는 드물고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는 AI가 각 산업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기 위해선 우선 확보해야 하는 게 전문성과 신뢰성이라고 봤다. AI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환각 현상(hallucination)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제였다.

엑사원 2.0은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했다. 기존 범용 AI의 학습 데이터양의 약 2~3배 달한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우선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해야 성능과 더불어 전문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화영 LG AI연구원 유닛장은 "문헌과 이미지 학습량은 글로벌하게 따져도 가장 많은 데이터 보유량"이라고 자신했다.

엑사원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유니버스'는 각 분야 전문가가 탐색한 정보를 신뢰할 수 있도록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한달 전에 발표된 논문까지 담아 근거로 제시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과 함께 좌측과 우측에 각각 질문과 연관성이 가장 높은 전문 문헌과 AI가 답변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단락을 표시하며 신뢰도를 높이려는 전략도 펼쳤다.

배 원장은 "생성형 AI의 구조상 어쩔 수 없는 현상인 환각 문제는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엑사원 2.0은 구조적으로 AI가 질문한 내용과 가장 유사한 문서들을 찾아,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환각 문제를 다소 줄였다"고 말했다.

◇ "전문성·신뢰성 담보되면 수익성은 따라 온다"

LG AI연구원은 그룹 내에서 보면 '연구조직'이지만 단순히 '연구'에만 그칠 수 없다는 고민도 있다. 대기업인 만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숙제다. 더욱이 AI 시장에선 글로벌 빅테크들과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인정받는 AI만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유니버스, 디스커버리, 아틀리에 등 3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LG그룹 내 계열사들과 사업화를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AI연구원이 엑사원 모델을 계열사에 전달하면, 계열사가 직접 각 업황에 맞게 사업화 방향을 잡는 것이다.

이 유닛장은 "시장이 초기다 보니 고객사나 매출에 있어서 정확한 숫자를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유의미한 사례가 있다"며 "이미지 이해 기술의 경우 미국의 이미지·영상 플랫폼 '셔터스톡'이 가진 2850여개의 고객군을 (비즈니스) 타깃으로 삼았고 향후 몇년 내 이들이 엑사원 서비스를 적용하게 되면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