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성 당원들, ‘낙지탕탕이 표현 자제’ 요구 대학생위원장에 “사퇴하라”
더불어민주당이 새롭게 선보인 당원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서 양소영 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이 강성 당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양 위원장이 블루웨이브 게시판에 ‘낙지탕탕이’ ‘똥파리’ ‘2찍’ ‘수박’ 등 혐오적 표현을 쓰지 말자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일부 당원들은 “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혐오 표현은 쓰지 말자고 제안하지 않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급기야는 양 위원장 사퇴와 제명 요구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민주당 블루웨이브 게시판에는 19일 양 위원장을 비판하는 게시글과 댓글이 200여개 올라와 있다. 한 당원은 “(양 위원장은) 민주당을 위해 사퇴하시라”며 “당원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학생 간부라니 말이 되나”라고 적었다. 다른 당원은 “당에 요청한다. 제명 처리해달라”고 적었다. 민주당이 지난 10일 개설한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는 6개월 이상 당비를 낸 권리당원만 글을 쓸 수 있다.
양 위원장은 지난 14일 블루웨이브 게시판에 “블루웨이브 개설 이후 ‘낙지탕탕이’ ‘똥파리’ ‘2찍’ ‘수박’ 등의 혐오적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며 “당원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 상대에 대한 멸칭, 비하적 발언이 난무하는 커뮤니티가 된다면 국민이 바라볼 때 굉장히 부정적 인식을 가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낙지탕탕이’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똥파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 ‘2찍’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수박’은 겉은 민주당이고 속은 국민의힘 성향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다.
당원들은 이 글에 “‘2찍’은 멸칭이라 쓰지 말자 하고 ‘찢’이라는 당대표 혐오 말은 쏙 빼놓고 글을 썼는데 정확하나” “낙지탕탕이, 수박, 2찍, 똥파리는 보이면서 당대표님 멸칭은 안 보이나 봐? 선택적 분노가 꼭 누굴 닮았다”는 댓글들을 200여개 달았다. 양 위원장은 “저는 수박, 낙지라는 표현뿐만 아니라 찢과 같은 단어도 분명 멸칭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시 댓글을 달았다.
일부 당원은 양 위원장이 지난 5월 국회에서 대학생위원회 명의로 거액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 끝에 탈당한 김남국 의원 비판 기자회견을 연 것도 문제 삼았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 게시판에는 양 위원장이 당시 시·도당 대학생위원장 동의 없이 명의를 도용해 성명을 냈다면서 징계·처벌·파면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민주당은 명의도용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당원들의 소통 통로를 잘 마련하면 막말 행위가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강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에 대해 “당원들이 당에 의사를 표현할 통로가 없어서 의원들의 번호를 알아내 문자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해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 문자를 받은 의원’ 등을 추산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은경 위원장도 지난 1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강성 팬덤에 대해 “그들이 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누가 BTS의 아미를 손가락질하나. 그들도 아미가 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드리고 소통 통로를 만들어드리면 훨씬 건전한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민주당이 공들여 만든 새 온라인 당원 소통 게시판은 막말과 비하 발언으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당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강성 팬덤들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온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망하면 팬덤 정치, 강성 당원에게 흔들리는 것 때문에 망할 것”이라며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대표가 저번에 그렇게 망했다”고 경고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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