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인 전남편 돌아온 뒤…가족 안의 거리감과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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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박씨가 왜 농인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청인들만 스크린에 등장해왔으니 자연스러운 질문이기도 하지만, 왜 그동안 농인들은 영화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나가 먼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러브 라이프>의 19일 개봉을 기념해 후카다 코지 감독이 한국을 찾았다. 2021년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드라이브 마이 카>의 하마구치 류스케, 최근 한국에서 개봉해 잔잔하게 화제를 일으킨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미야케 쇼와 함께 일본영화의 새 흐름을 이끌어가는 감독이다. 그는 두번째 연출작 <하모니움>(2016)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러브 라이프>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러브 라이프>는 가까운 관계라고 여겨지는 가족 안의 거리감과 고독에 대해 그린 영화다. 재혼할 때 데려온 여섯살 아들이 사고로 죽자 타에코(키무라 후미노)는 남편(나가야마 켄토)과 미묘한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아들과 자신을 버리고 사라졌던 전남편과 재회하며 세 사람 간의 미묘한 긴장 관계가 형성된다.
농인인 전남편 박씨는 실제 농인 배우인 스나다 아톰이 연기했다.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다는 설정으로 한국어 수화를 배워 연기했다. 한국인과 농인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하마구치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를 떠올리게도 한다. 후카다 감독은 “우연의 일치”라면서 “하나의 언어나 소통도구에 하마구치도 비슷한 한계를 느끼게 된 것 아닐까” 말했다.
그는 “원래 시나리오에는 농인 설정이 없었지만 도쿄농인영화제에 참여하면서 수어가 보조적 소통수단이 아니라 매우 풍요로운 언어라는 걸 알게 됐다. 타에코와 전남편 사이에서 현재 남편이 고립감을 느끼는 설정이라 둘만 통하는 언어로서 수어를 넣게 됐다”고 했다.
어린 아들과 아내를 버리고 떠났다가 아들의 장례식장에 갑자기 나타난 박씨는 무책임한 사람처럼 보인다. 후카다 감독은 “일본에서는 박씨처럼 어느 날 갑자기 ‘증발’되는 이들이 적잖게 있다. 이유를 한두가지로 정리할 수는 없지만 사회나 가부장제가 개인을 압박하는 스트레스가 증발을 선택하게 하는 큰 요인이 아닐까 한다. 한국 역시 일본처럼 가부장적인 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의 피를 받은 박씨 역시 비슷한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일본은 가까우면서 먼 나라라는 독특한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 일본이 동아시아 국가들에 취해온 태도와 이로 인한 정치적 긴장감 때문에 문화적으로 표현하는 게 억제된 측면이 있다. 원래는 이웃이니 서로의 문화 콘텐츠에 많이 나오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문화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카다 감독은 영화 연출뿐 아니라 코로나때 폐업위기에 몰린 일본 내 독립예술영화관 지원을 위한 ‘미니씨어터 돕기 기금’ 운동,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와 같은 공적인 창작지원기관 설립을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일본은 전체 영화의 40% 이상이 전체 스크린 수의 6%에 불과한 미니씨어터에서 개봉된다. 지금처럼 미니씨어터들이 위기에 처하면 그만큼 영화체험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을 막론하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극장가를 위해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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