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결별’에는 엄중경고, 김의겸 막말은 방치하는 野지도부

양지호 기자 2023. 7. 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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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19일 김의겸 인권위에 진정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지난 17일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넣는 것과 마찬가지” 발언으로 설화를 일으켰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발언 사흘째인 19일까지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상민 의원이 ‘유쾌한 결별’이라는 표현을 쓰며 분당 가능성을 거론하자 ‘해당행위’라며 엄중 경고를 했던 당 지도부가 김 의원의 막말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막말로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민주당 이미지에 먹칠을 한 김의겸 의원 발언은 명백한 해당행위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지하차도'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연합뉴스

민주당 관계자는 19일 본지에 “당 차원에서 따로 (징계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앞서 박광온 원내대표는 “본인이 사과를 했기 때문에 좀 더 추이를 보겠다”며 “이런 질문을 포함해서 국민들께서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더 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도 “여러 의원들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의견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당에서 공식적 입장을 내거나 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당 차원에서 김의겸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에 공개적으로 경고를 주거나 징계를 할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이 지난 12일 이상민 의원에게 엄중 경고를 했을 때와는 판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이재명 대표가 ‘엄중 경고’ 처분을 강하게 주장했고,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만장일치로 경고 처분에 동의했다. 이상민 의원이 당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을 하며 ‘명백한 해당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상민 의원은 인터뷰에서 “쿨하게 유쾌하게 결별을 하고 선의의 경쟁, 정치적 서비스의 품질 경쟁을 해서 1, 2당이 되면 되지 않겠나. 국민의힘이 3당이 되게 하고” “갈라섰다고 해서 꼭 나쁜 것만이 아니다” 등 분당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 지도부는 자신들을 비판하는 발언에는 민감하지만 정부를 비난하며 꺼낸 막말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분당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명백한 해당행위'를 했다며 지도부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았다./뉴스1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다가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김 의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마치 범람하는 강과 같은데,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한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오송읍에 있는 궁평 지하차도는 최근 폭우에 의한 침수 피해로 십여명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김 의원 페이스북에는 자신을 오송 침수 사고 피해자의 지인이라고 밝힌 사람이 “어떻게 그런 발언을 하실 수 있냐? 유가족들과 지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당장 사과하라”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발언 당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한편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19일 오전 인권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죽음마저 정쟁 소재로 삼는 김 의원의 야만적이고 비열한 처사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정치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날카로운 흉기가 돼 국민의 가슴을 찢어 놓는 만행이 반복되고 있어,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권위는 김의겸 의원의 발언이 유족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에 대해 인권 침해 결정을 내리고, 민주당에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강력히 권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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