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수해 골프' 논란에 결국 사과…"국민정서 고려 못해 송구"

당 지도부 비판, 당 윤리위 징계절차 개시에 끝내 백기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고위 공직자가 수해 중 골프를 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에도 사과 없이 버티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 개시 여부 논의가 예고되자 결국 사과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은 19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주말 운동 일정과 관련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지난 15일 오전 대구 지역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당시 대구시는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에 따라 비상 2단계 체제로 행정부시장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총괄, 관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10시 신천 물눌이장 개장식도 예정대로 진행됐고, 개장식을 마친 후 11시 반 경부터 한 시간 가량 운동을 했고 중간에 비가 와서 그만두고 돌아왔다"며 "주말 일정이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또한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전날까지 홍 시장은 '수해 중 골프' 논란에 대해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 "전국을 책임진 대통령도 아니고 나는 대구시만 책임지는 대구시장" 등 페이스북에 연이어 글을 올리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전날 출입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홍 시장의 수해시 골프 논란 관련 징계 절차 개시 여부 안건을 논의한다고 밝혔고, 당 지도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손을 든 셈이다.

전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는 홍 시장을 겨냥해 "우리 당 의원은 물론 당협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 정부 관계자 또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당부한다"(김기현 대표), "수해로 전 국민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골프장을 찾는 것은 공직자의 기본 자세가 아니다"(김병민 최고위원) 등 비판이 쏟아졌다. (☞관련기사 : '골프 논란' 홍준표에 與 지도부 공개비판, 대통령 언급 때문?)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