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 강남 호텔 조폭 살인사건 공범 28년 만에 검거

영산파 조직원들 흉기 난동, 하객 오인해 2명 죽이고 2명 다쳐
사건 직후 밀항, 최근 체포돼 기소…검찰 "공소시효 살아 있어"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28년 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폭력조직의 살인사건 범인 중 해외로 도피했던 조직원 1명이 최근 국내에서 붙잡혀 19일 첫 재판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김상규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서모(55)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폭력조직 영산파 조직원인 서씨는 같은 조직 폭력배들과 함께 1994년 12월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영산파는 서울 이태원·강서구 일대 유흥업서 이권 확보 등을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상대 조직원에게 습격당해 숨졌던 두목을 위한 보복에도 나섰다.

이후 자신들의 두목을 죽인 A씨가 교도소에서 출소했고 서울의 한 호텔에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보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영산파 조직원들은 사건 당일 호텔 앞에서 다른 폭력조직원을 A씨로 오인해 엉뚱한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이 사건으로 검거된 영산파 행동대장 등 2명은 무기징역을 최종 선고받았고,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들도 최고 2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씨 등 일부 조직원은 사건 발생 직후 잠적해 중국으로 밀항해 도피했고, 몇 해 전 다시 몰래 입국해 신분을 감추고 지내다 최근 체포됐다.

검찰은 살인 등과 밀항단속법 위반 등으로 서씨를 구속했고,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이날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서씨가 중국으로 밀항해 해외도피 과정에서는 공소시효가 중지됐고, 그 와중에 살인죄 공소시효도 폐지됐다"며 "사건 발생 28년이 지났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다음달 서씨를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또 서씨와 함께 미검 상태인 다른 공범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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