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파이프, 속공... 韓 배구에 청진기 댄 외인감독들의 진단은?

권수연 기자 2023. 7. 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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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세자르 감독ⓒMHN스포츠 DB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22-23시즌부터 한국 리그에 불어오기 시작한 '외인 감독' 바람은 국내 배구의 고질적 문제점을 고쳐줄 수 있을까.

현재 V-리그에는 총 네 명의 외국인 감독이 영입됐다. 국가대표팀까지 범위를 넓히면 여자배구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까지 다섯명이다. 

남자부 리그에는 현재 로베르토 산틸리 전 감독에 이어 대한항공을 이끈지 세 시즌차를 맞이하는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 OK금융그룹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이 있다.

여자부로 건너가면 김연경과의 사제지간 인연으로 흥국생명까지 발이 닿은 마르첼로 아본단자(이탈리아) 감독, 그리고 마지막으로 팀을 떠난 아헨 킴 전 감독의 공백을 채워줄 페퍼저축은행 조 트린지(미국) 감독이 2023-24시즌 전략전술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김연경이 떠난 한국 여자배구가 국제무대에서 참패를 면치 못하며 선수, 감독의 개인 문제를 떠나 전반적인 국내 배구 전술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남자배구 역시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 출전했으나 6년만의 VNL 복귀에 실패하며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현재까지의 V-리그는 대체로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가 주포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 아웃사이드 히터가 함께 나서지만 득점비율은 여전히 아포짓에 현저히 몰려있는 상황이다. 토종 공격수들은 외인의 백업으로 서거나 포지션을 변경하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이 영입한 외인 감독들은 각자가 맡은 팀을 다른 색깔로 꾸려가고자 한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틸리카이넨 감독과 아본단자 감독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사항은 바로 이전부터 문제점으로 떠오른 '몰빵 배구'다. 토미 감독은 일찌감치 각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외국인 공격수에 의존하는 배구를 하고있다"고 짚은 바 있으며 아본단자 감독 역시 본지 인터뷰를 통해 "네트 모든 구역에 공격수들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 리그는 양쪽 윙이 모든 역할을 다 하려고 한다"고 짚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확한 이단연결과 스피드 배구를 적극적으로 팀에 도입하고자 시도했는데 특히 중앙 파이프 공격의 비중이 확연히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었다. 세터 한선수의 안정적인 운영도 이를 뒷받침했다. 

아본단자 감독 역시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모든 공격수들이 파이프 준비를 하는 방식의 배구를 도입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한 술 더 떠 "우리 팀 뿐만이 아니라 모든 팀이 그런 배구를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원에도 무게를 실은 그는 김수지를 영입하고 이주아의 블로킹을 더 키우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지난 시즌 6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백업 선수들을 대거로 내보내 후위공격 17득점을 선보였다.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 OK금융그룹
페퍼저축은행 조 트린지 감독, 연합뉴스

OK금융그룹을 이끄는 오기노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비와 더불어 공격수 전원의 파이프 참여"를 강조했다. 일본 배구의 강점인 수비에 중점을 둔 오기노 감독은 좋은 리시브를 선보였던 아웃사이드 히터 송희채를 영입했다. 

페퍼저축은행의 팀 윤곽을 잡아놓고 나간 아헨 킴 전 감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원 활용 계획에 초점을 둔 그는 아시아쿼터제를 통해 빈약한 미들블로커진과 공격수를 보충하고 나갔다. 이제 지휘봉을 이어 잡은 조 트린지 감독의 '활용법'에 달렸다. 

대표팀을 이끄는 세자르 감독도 '낮고 빠른 파이프'를 국가대표팀에 장착시키는 중이다. 난전 가운데서도 김다은과 이주아를 활용해 이동공격과 파이프를 시도한 김다인의 운영이 주목받은 이유다. 

전술은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더 큰 관문은 국내 선수단 기량 파악과 더불어 장착이다. 현재 틸리카이넨 감독을 빼고 나머지 감독들은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대표팀에 직접 피드백을 전할 시간이 부족했던 세자르 감독은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올 시즌 '변화'를 선언한 외인 체제 팀들이다. 단번에 바뀐다는 보장은 없으나, 향후 어떤 방향의 경기가 펼쳐질지도 속단할 수 없다. 남녀부 14개 구단은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2023 구미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부터 각자의 색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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