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0조짜리 종목이 들썩이니…코스닥 지수도 ‘에코프로 착시효과’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7. 1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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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코스닥 시총 1, 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거침 없는 질주가 계속되면서 코스닥 지수도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전체는 차분한데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급등으로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합산 시총 60조원의 에코프로 형제들이 코스닥 지수를 좌지우지하는 모습이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69포인트(0.08%) 오른 914.86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피는 0.28% 하락 중이다.

코스피는 사흘 연속 내림세지만 코스닥은 전날 914.18에 이어 이날 920.95까지 오르면서 이틀째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지수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16.25%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34.64%나 급등했다. 7월 한달만 봐도 코스피 상승률은 1.39%인 반면 코스닥 지수는 5.35%나 된다.

코스닥이 유독 강한 흐름을 보이는 데 대해 에코프로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는 올해 들어 10배 넘게 폭등해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종목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승 종목이 466개, 하락 종목이 1067개로, 하락 종목이 2배 가량 더 많다. 코스닥 지수는 1포인트 미만으로 오르고 있는데 에코프로비엠이 9% 가까이 급등하면서 전체 지수를 5.87포인트나 끌어올리고 있다.

전날에도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승 종목이 372개, 하락 종목이 1154개로 하락종목수가 3배 가량 더 많았다. 하지만 지수는 1.76%나 급등했다. 이는 코스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이 16.85%, 2위 에코프로가 11.91% 급등했기 때문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전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이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흐름과 상관없이 시총 최상위권 몇개 종목의 흐름에 따라 지수가 움직인다는 비판도 있다.

이날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은 전일 대비 5730억원 증가했다. 에코프로비엠 한 종목에서만 시총이 2조8363억원 불어났다. 에코프로비엠을 빼면 시총이 2조30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전날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날 하루 동안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은 7조7015억원 늘었다. 이중 에코프로비엠의 시총 증가분이 4조5967억원, 에코프로가 3조1687억원이다. 월초 이후로 봐도 코스닥 시총은 23조2000억원 가량 늘었는데 이중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합산시총 증가분이 16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전체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의 시총 비중은 7.85%, 에코프로는 6.58%다. 두 종목을 합하면 14.43%다. 코스피 시장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시총 비중 20.69%)보다는 적지만 LG에너지솔루션(6.38%), SK하이닉스(4.12%), 삼성바이오로직스(2.56%), 삼성SDI(2.32%) 등 시총 2~5위 종목을 다 합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공매도잔고 상위 종목의 이례적인 초강세가 나타나고 있어 평균 수렴 현상이 날 수 있다”라며 “이차전지 주도주로 볼 수 있는 에코프로가 8월 MSCI 지수 편입이 확정된 상황에서 투기성 패시브 이벤트 수급의 피크 우려도 기존 시장 성향에 변화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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