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밑에서 올라가잖아요”, 유쾌한 반란 꿈꾸는 여자배구 ‘막내’ 페퍼저축은행

배재흥 기자 2023. 7. 1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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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광주시체육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페퍼저축은행 박정아(왼쪽부터), 오지영, 김동언 단장, 조 트린지 감독, 이고은, 이한비, MJ필립스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승청부사’ 박정아(30·아웃사이드히터)를 품은 프로배구 여자부 ‘막내’ 페퍼저축은행이 새 시즌 힘찬 도약을 꿈꾸고 있다.

창단 이후 3번째 시즌을 맞는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년 연속 V리그 여자부에서 압도적인 꼴찌로 시즌을 마감했다. 창단 첫해인 2021~2022시즌에는 36경기 중 단 3승에 그쳤고, 지난 시즌에도 5승밖에 거두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페퍼저축은행은 경기도 용인에 있던 클럽하우스를 연고지 광주로 완전히 옮겨온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통해 여자부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국가대표 공격수’ 박정아를 연간 보수 총액 7억7500만원(3년), KGC인삼공사에서 뛰던 아웃사이드히터 채선아를 연간 총 1억원(3년)에 각각 외부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다. 이한비(아웃사이드히터)와 오지영(리베로) 등 내부 FA도 누수 없이 계약을 마무리했다. 여기에 현대건설 주포로 활약했던 야스민 베다르트(아포짓스파이커)와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필리핀 출신 MJ필립스(미들블로커) 등 외국인 선수 영입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리베로 오지영(왼쪽)과 아웃사이드히터 박정아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2월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던 미국 출신 아헨 킴 감독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4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구단은 미국 리그 경험이 풍부한 조 트린지 감독을 급히 선임하며 진땀을 뺐다. 또한, 주전 세터 이고은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아 한국도로공사 측에 박정아의 보상 선수로 내줬다가 다시 트레이드해 데리고 오는 실수를 저질렀다. 새 시즌 반격을 노리던 페퍼저축은행의 분위기는 잇단 해프닝에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침체는 길지 않았다. 19일 광주시체육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조 트린지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는 긍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주장 이한비는 “새로운 감독님이 오고, 더 좋은 동료들이 생겨 힘이 생긴 것 같다”며 “올해 목표는 선수들과 한마음으로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19일 미디어데이에서 자신의 배구 철학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흥국생명)과 함께 올 시즌 여자부 최고 연봉자인 박정아도 우승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앞서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에서 총 5번의 우승을 차지해 현역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가지고 있다. 박정아는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느냐는 물음을 받고 “제일 밑에서 올라가는 건데 뭐가 부담이 있겠느냐”며 유쾌하게 답변한 뒤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해서 이곳에서도 한 번 이상은 꼭 우승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 트린지 감독은 정규 리그 첫 경기 승리를 목표로 최적의 선수단 구성과 상대 전력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오는 29일 열리는) KOVO컵은 상대 전력을 파악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팀이 리그 매 라운드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스마트’한 배구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광주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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