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게 방문은 외교” 與에 민주 “헛웃음 나와, 국민을 바보로 아나”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언제부터 명품 쇼핑이 외교 방식이 되었나”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6박8일 해외 순방 중 리투아니아 명품 가게에 들른 김건희 여사 행보가 ‘하나의 외교’라던 국민의힘 입장을 두고 “명품 쇼핑이 문화탐방의 일환이라니 헛웃음이 나온다”고 황당해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언제부터 명품 쇼핑이 대통령 배우자의 외교 방식이 되었느냐”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호객 행위에 당했다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해명만큼이나 황당무계한 궤변이고 억지 주장”이라고 깎아내렸다.
박 대변인은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얘기를 하고 있으니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 아니냐”며 “여당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아무 말이나 하며 국민을 속이려고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여사의 리투아니아 명품 가게 방문이 하나의 ‘외교 행보’라던 국민의힘 주장을 정면으로 받아친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리투아니아라는 나라를 우리가 알고 보면 ‘여사의 행보가 이렇구나’라는 인식이 다시 한번 될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리투아니아는 인구가 총 250만인 작은 국가”라며 “이 나라의 큰 산업이 바로 섬유 패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섬유 패션 이런 것들을 김 여사가 인식하고 어떻게 보면 (명품 가게 방문이) 문화 탐방의 일원이지 않을까라는 판단이 있다”고 덧붙였다.
리투아니아 내 수출 2위가 섬유나 패션이라는 점을 김 여사가 미리 알고 문화 탐방을 벌였으며, 이를 하나의 ‘외교’로 본다는 게 이 의원의 판단이다.
이 의원은 같은 당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지난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건희 여사가 리투아니아에서 젊고 패션 감각 있는 셀럽으로 인식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단순히 유상범 대변인의 개인적 판단이나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현지 언론에서 그렇게 얘기한 부분을 국민들이나 시청자분들께 전달하는 과정이지, 개인의 생각은 절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거들었다.
유 수석대변인은 김 여사가 순방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에서 젊고 패션 감각이 있는 이른바 ‘셀럽(셀러브리티(celebrity)의 준말·유명 인사)’으로 인식된다고 라디오에서 주장했었다.
유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부인의 행보가 리투아니아 언론보도에 보면 젊고 패션 감각 있는 셀럽이라고 인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국내에서 어떻게 평가를 받든 대통령 부인의 행보 자체도 하나의 외교적인 행보일 수 있다”며 “이미지가 있고 단순하게 우리 대통령 부인은 무슨 공식 행사만 따라가야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리투아니아 언론이 김 여사를 ‘셀럽’으로 본다는 유 수석대변인 주장은 현지 명품 가게에 방문한 김 여사의 행보가 적절한가를 두고 진행자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아울러 유 수석대변인의 주장은 리투아니아 현지 매체 사이에서 김 여사를 두고 ‘스타일의 아이콘’이라거나 ‘형언할 수 없는 정제된 스타일’ 등 표현이 나온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였다.
진행자는 “국내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보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소지는 없는 부분인데, 그것이 언론에 공개된 시점 때문에 논란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던 유 수석대변인의 발언에 “국내 수해와 상관없이 이렇게 하는 게 적절한 처신이라고 보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유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부인들의 행위는 공식 행사가 아닌 대통령 부인들의 행보지 않느냐”며 “그 자체가 공식적인 행보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자유 시간은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부인이 움직여야 하는 시간이 있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은) 대통령 부인께서 선택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모든 행보를 같이 해야만 되는 건 아니고 (따로) 행보를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다만 이 부분에 대해 제일 중요한 건, 쇼핑했다는 비난에 대해 쇼핑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를 둘 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논란 자체가 ‘기승전 김건희’식으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김건희 악마화’ 만연이라면서, 유 수석대변인은 ‘가게에 들어가 구경한 것은 맞고 안내를 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 가게 인물이 호객을 했다’던 취지의 대통령실 기존 해명에 대해서는 “수세적 변명을 하는 과정에서 다소 아쉬운 듯 그런 표현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짚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명품 쇼핑’ 논란에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김 여사가 리투아니아의 명품 편집숍에 방문한 것과 관련 “이 문제는 과거에 무슨 ‘쥴리’라든지 ‘청담동 술자리’라든지 이런 식으로 이미 여야 간에 정쟁화가 돼 버렸다”고 말했었다.
관계자는 “팩트를 갖고 이야기를 해도 그 자체가 정쟁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 정쟁의 소재를 만들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거 같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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