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 '세종의 노래' 선보인다

장병호 2023. 7. 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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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발표
박범훈·손진책·국수호 참여…300명 출연 '대작'
새 시즌 프로그램, 신작 24편 포함 총 60편
해오름극장 상시 개방 등 극장 접근성 향상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극장이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300여 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공연 ‘세종의 노래’를 오는 12월 무대에 올린다. 한국 공연예술계 대가 박범훈 작곡가, 손진책 연출, 국수호 안무가가 참여해 세종대왕이 남긴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박인건(왼쪽에서 두 번째) 국립극장 극장장이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시즌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 박인건 극장장,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사진=국립극장)
박인건 극장장은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시즌에 의미 있는 작품은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제작하는 ‘세종의 노래’로, 3개 예술단체와 더불어 서양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300여 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칸타타를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1950년 현 서울특별시의회 의사당 건물인 부민관에서 개관했다. 한국전쟁 이후 현 명동예술극장에 자리 잡았다, 1973년 장충동 인근 남산에 있는 현재의 건물로 이전했다. 올해는 국립극장이 남산 시대를 연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세종의 노래’는 조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백성에게 전파하기 위해 직접 쓴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국립극장 소속 예술단체인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무용단, 국립창극단을 포함해 150인조 합창단, 오케스트라 등이 함께하는 무대다. 오는 12월 29~3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박 극장장은 “‘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다른 학자들이 모두 반대를 해 이들을 설득하고 민심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고자 한 배경이 있다”며 “박범훈 작곡가에 따르면 사회 분열이 심각한 지금, 세종대왕이 강조했던 민심의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주제로 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기자간담회가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왼쪽부터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직무대리, 박인건 극장장,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사진=국립극장)
국립극장은 소속 단체들과 함께 ‘전통의 현대화’를 위한 공연예술 작품을 매년 ‘레퍼토리 시즌’으로 발표해왔다.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은 오는 9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총 60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신작 24편, 레퍼토리 9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3편을 선보인다.

주목할 신작은 국립창극단 △‘만신: 페이퍼 샤먼’(2024년 6월 26~30일), 국립무용단 △‘사자(死者)의 서(書)’(2024년 4월 25~27일),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의 기원’(11월 26일) △‘애주가’(2024년 6월 1~2일) 등이다.

‘만신: 페이퍼 샤먼’은 뮤지컬 음악감독·연출가이자 배우인 박칼린과 명창 안숙선이 참여한다. ‘사자의 서’는 김종덕 국립무용단 신임 예술감독 취임 후 첫 안무작으로 티베트의 불교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를 바탕으로 한다. 지난 시즌 인공지능 로봇과의 협업을 시도했던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관현악의 기원’에서는 가상현실(VR)과 국악관현악을 접목한다. ‘애주가’는 야외 음악회로 전통술과 전통음악이 함께 하는 무대를 마련한다.

국내외 예술단체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세계적인 연출가 밀로 라우의 연극 ‘에브리우먼’(2024년 5월 10~12일)을 선보인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제현대무용제와의 협업을 통해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2(NDT2), 샤요 국립무용극장, 호페쉬 쉑터 컴퍼니 등 네덜란드·프랑스·영국 대표 현대무용 단체들의 작품도 소개한다. 국립발레단·오페라단·합창단·현대무용단의 작품도 공동 주최로 선보인다.

이번 시즌은 지난 3월 새로 취임한 박 극장장이 여는 첫 시즌이다. 박 극장장은 “8월에는 관객들을 위한 식당을 오픈하고, 해오름극장 1층은 휴식 공간으로, 2층은 북카페로 만들어 상시 개방해 관객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해오름극장의 셋업 기간도 줄여 공연 횟수를 지금보다 10~20% 더 늘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티켓은 두 차례에 나눠 판매한다. 2023년 하반기 패키지 티켓과 개별 공연 티켓은 각각 오는 20일과 25일부터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패키지 티켓은 최대 40%, 조기 예매는 30% 할인을 제공한다. 2024년 상반기 공연 티켓 판매 일정은 11월 중 공지할 예정이다. 시즌 프로그램 내용 및 보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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