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탄소중립” 외쳤는데…中, 최악 폭염에 석탄 수입 급증

전년 동기 대비 93%증가 ‘역대 최다’
폭염·가뭄에 수력 발전 줄어들고 화력 발전 증가

(시사저널=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중국 상하이의 석탄화력발전소 앞을 지나는 시민의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중국의 올해 상반기 석탄 수입이 급증,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올 여름 역대 최악의 폭염이 도래하면서다.

19일 차이롄서 등 현지 매체들은 중국 국가통계국을 인용해 올해 상반기 석탄 수입은 2억2193만t(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93%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는 역대 최다 수입 규모이자 작년 한 해 수입량 2억9320만t의 76%에 해당한다.

올 상반기 중국의 석탄 생산량도 23억t으로 작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던 작년 한 해 생산량 45억6000만t의 50.4%에 달하는 데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 생산량일 것으로 추산된다.

현지 매체들은 상반기 석탄 생산과 수입 증가는 방역 완화 이후 정상 회복된 산업망 가동 및 올여름 폭염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석탄 소비 중 전력 발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발전량은 4조1680억㎾h(킬로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력 발전은 작년보다 22.9% 급감한 반면 화력 발전은 7.5% 증가했다. '수력 발전 기지'인 쓰촨성과 윈난성 등이 폭염과 가뭄으로 올해 봄부터 수력 발전이 감소, 전력난을 겪자 화력 발전 가동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작년 여름에도 수원 고갈로 쓰촨 수력 발전이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되고 상업용 시설 전력 공급이 제한되자 화력 발전을 늘려 부족 전력을 충당한 바 있다.

중국의 석탄 소비는 해마다 증가, 작년(30억3000만t)에는 30억t을 돌파했다. 또 작년 한 해 석탄을 2억9320만t 수입하고, 400만t 수출해 석탄 산업 무역 적자가 413억8300만 달러(52조3000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 원유와 천연가스의 생산량과 수입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생산량은 1억505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고, 수입 원유와 정제유는 2억8208만t과 3억6358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9.9% 증가했다. 천연가스 생산량(1155억㎥)과 수입량(5663만t) 역시 각각 5.4%, 5.8% 늘었다.

시 주석은 2020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2030년에 탄소 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에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이른바 '쌍탄(雙炭)'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은 또 2035년까지 비(非)화석 에너지가 자국 내 전체 소비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5%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전날 전국 생태환경보호대회에서도 "우리가 약속한 탄소 피크와 탄소 중립 목표는 확고부동하다"며 쌍탄 로드맵의 차질 없는 추진을 확인했다.

그러나 자연재해나 에너지 공급 부족에 직면할 때마다 화력 발전을 늘리고, 석탄 등 천연자원 생산과 소비가 해마다 늘면서 '쌍탄' 목표 달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