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빤스 런이 상책”… 지상파 영화프로그램서 부적절 언어 사용
지상파 3사 영화 정보 프로그램에서 ‘빤스 런’ ‘괴랄’ ‘존버’ 등의 비표준어가 다수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5월 27~28일 방송한 KBS 2TV ‘영화가 좋다’, MBC ‘출발! 비디오 여행’, SBS ‘접속! 무비 월드’ 각 1편씩 분석한 결과 총 132건의 부적절한 방송언어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비속어 및 과격한 표현’이 5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불필요하거나 잘못 쓴 외국어’(35건), ‘신조어‧통신언어‧유행어’(15건) ‘부적절한 표현’(7건) 등의 순이었다.
예를 들어 SBS는 주인공이 술집에서 일하는 경호원을 폭행하는 장면을 묘사하면서 “몇 대 더 맞는 은총을 내려주시고”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방심위는 “‘은총’이 신이나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에게 받는 특별한 은혜를 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람을 때리는 행위를 은총으로 표현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해당 표현을 방송 품위를 저해하는 비속하거나 과격한 표현으로 분류했다.
또 다른 과격 표현으로는 “저세상 텐션의 핏빛 액션”(KBS), “주인공 안구를 강타한 럭셔리 자태”(MBC), “머리통을 사뿐하게 깨면서”(SBS) 등이 있었다. 특히 욕설이 자주 나오는 장면을 인용하면서 비속어를 ‘XX’라고 과도하게 자막 처리한 점도 지적됐다.
이외에도 MBC에 등장한 “이럴 땐 빤스 런이 상책이죠”라는 표현은 속옷 바람으로 급하게 도망치는 것을 저속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원이 불명확한 유행어를 순화 없이 활용한 경우도 빈번했다. KBS는 “괴랄맞은 성격에 못생김까지 겸비한 주인님”이란 표현을 썼는데, ‘괴랄하다’는 ‘괴상하고 별나면서 악랄하다’의 의미 정도로 통용되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등록돼 있지 않은 단어다. 어려운 상황을 참고 견디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존버’, 부스러기처럼 작고 귀엽다는 뜻을 가진 유행어 ‘뽀시래기’ 등도 소통을 저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적시됐다.
방심위는 “영화 홍보나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자극적인 표현을 무방비 상태의 시청자들에게 노출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우려된다”며 “영화사나 배급사의 홍보에 따른 이익보다 시청자들에게 올바른 영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발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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