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女투톱 영화로 단정짓고 싶지 않아"…김혜수, '밀수' 향한 특급 자신감(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역시는 역시다. 매 작품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인생캐 제조기' 배우 김혜수(53)가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로 변신해 극장가 기강을 제대로 세웠다.
범죄 영화 '밀수'(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에서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를 연기한 김혜수. 그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밀수'의 출연 계기부터 팀을 향한 무한 신뢰와 애정을 모두 밝혔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70년대 성행한 해양 밀수에 관한 자료에서 모티브를 얻은 '밀수'는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여름 영화 특유의 시원한 감성과 밀수판에 대한 신선한 스토리, 믿고 보는 류승완 표 액션, 여기에 김혜수·염정아를 주축으로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까지 노련한 베테랑들이 총출동한 올여름 최고 기대작이다.
올여름 유일한 여성 투톱 영화로 주목받고 있는 '밀수'는 국내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 김혜수와 염정아가 간판이 돼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 무엇보다 작품마다 탁월한 연기력으로 작품에 무게와 깊이를 더하는 김혜수가 '밀수'에서 성공을 꿈꾸며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로 파격 변신을 시도,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해 냈다. 그동안 드라마, 액션, 스릴러, 코미디 등 시대와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언제나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온 김혜수는 '밀수' 속 조춘자라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통해 또 한 번의 경계를 뛰어넘어 그간 보지 못했던 날것 그 자체의 연기로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김혜수는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가 '밀수' 시나리오를 주며 작품을 제안했다. 70년대 배경에 해녀가 밀수하는 이야기라고 들었을 때 그 이야기만으로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후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캐릭터들간의 관계가 더 재미있더라"며 "다만 걱정이 된 부분은 물질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물을 너무 좋아해 취미로 스킨스쿠버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도둑들'(12, 최동훈 감독) 촬영 때 수중 신에서 공황상태가 되면서 힘들다는 걸 느꼈다. 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 정말 힘들었다.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공황이 온다고 하는데, '도둑들' 때 수심이 깊지 않았지만 물에 잠긴 차에 수갑을 차고 있었는데 그게 정말 무서웠다"고 밝혔다.
이어 "해녀라서 물은 필수적인 공간이지 않나? '도둑들' 이후 시간이 조금 지나서 '밀수'를 처음 들어갔을 때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류승완 감독과 첫 미팅 때 물 속 영상을 보면서 다시 공황을 느꼈다. 게다가 '소년심판' 촬영까지 겹치면서 일정이 안 나와 많은 준비를 할 수 있는 여력도 없었다. 연습을 많이 못했는데 물에 대한 공황이 두렵기도 했지만 연습을 계속 안 가게 되니까 '이래도 되나?' 싶기도 했다"며 "두 번 정도 연습에 나갔지만 물에 쉽게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수조 세트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는데 막상 물을 보니 또 안 좋더라. '큰일났다' 싶었다. 그런데 나를 제외한 김재화 등 다른 배우들이 멋지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놀라기도 했고 약간 공황 상태에서 풀리는 독특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들어가보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안 좋을 때도 있고 오히려 너무 좋을 때도 있었다. 다들 배려를 많이 해줬다. '밀수'는 나에게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인생 캐릭터 중 하나인 '타짜'(06, 최동훈 감독)의 정마담과 비교에 "사실 정마담과 조춘자가 비슷하다거나 조춘자가 그 이상을 뛰어 넘을 것이라는 등의 생각을 미리 하는 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일단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이 작품을 하면서 내가 뭘 하면 되는지, 또 어디에 집중을 해야 하는지가 제일 중요했다"고 소신을 전했다.
더불어 올여름 유일한 여성 투톱 영화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배우로서 책임감은 내가 선택하고 하기로 한 작품을 제대로 하는 게 책임이다. 그 외의 책임은 잘 모르겠다. 여름 유일한 투톱 영화라고 하지만 이 작품은 총체적 캐릭터의 향연이다. 앙상블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중심에서는 춘자와 진숙의 우정과 관계가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를 여성 투톱 영화로 규정하거나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힘 있는 캐릭터들의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캐릭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혜수는 "아무리 좋은 배우라도 완벽한 배우가 될 수 없다. 현장에서 괴로운 게 모니터를 보면서 내 한계를 목격한다는 것인데 어렸을 때는 '내가 아직 크지 않아 부족하구나' 생각을 하며 버텼는데 점점 내 한계를 알게 됐다. 배우라는 것은 본인이 알고 있는 것과 표현하는 게 전혀 다르다. 그 한계를 알고 인정하는 게 쉽지 않다. 배우들에게 저마다 욕망이 있지 않나? 계속 성장하고 싶어한다. 내 연기의 성장이 드러나지 않으면 굉장히 괴롭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래 연기를 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혼자 해낼 수 있는 게 있고 함께 해서 해낼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이다. 또 상대역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염정아의 경우 오랜 경륜이 있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면서 다채로운 경험을 쌓았다. 외향적으로는 차가운 느낌이 있지만 그녀만의 인간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염정아와 함께 했을 때 시너지가 궁금하기도 했고 아직까지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끝까지 극복 하지 못하는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배우라 기대가 컸다. 물론 평소에 염정아의 연기를 참 좋아하고 많이 봤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함께한 느낌이었다"고 염정아를 향한 무한 신뢰를 전했다.
'밀수'는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이 출연했고 '베테랑'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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