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탈출 위한 페퍼의 과감한 투자 "상위권 도약 목표"
창단 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프로배구 여자부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새 시즌을 앞두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페퍼저축은행은 2021-2022시즌을 앞두고 광주를 연고로 새롭게 창단했다. 초대 사령탑 김형실 감독을 필두로 당차게 V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첫 시즌부터 프로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3승 28패 승점 11을 기록, 6위 흥국생명(승점 31)에 무려 20점 차로 뒤진 처참한 성적을 거두며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2022-2023시즌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5승 31패 승점 14를 기록,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개막 전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한국도로공사 세터 이고은(28)을 영입, 시즌 중에는 GS칼텍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35)을 데려왔지만 반전은 없었다.
세 번째 시즌만큼은 최하위에서 탈출하겠다는 각오다. 페퍼저축은행은 새 시즌을 앞두고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끈 토종 에이스 박정아(31), KGC인삼공사 소속이었던 아웃사이드 히터 채선아(30)를 FA 계약을 통해 데려왔다.
특히 박정아를 영입하기 위해 여자부 보수 상한선인 7억 7500만 원을 지불하는 과감한 베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는 흥국생명에 잔류한 '배구 여제' 김연경(35)의 연봉과 동일한 금액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시행된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필리핀 출신 미들 블로커 엠제이 필립스(28·182cm)를 지명했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미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야스민 베다르트(27·192cm)를 뽑았다. 특히 야스민은 지난 2시즌간 현대건설에서 주포로 활약한 만큼 V리그 경험이 풍부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수들의 편의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기존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클럽 하우스를 홈 구장과 같은 광주광역시로 이전해 선수단의 이동 거리를 단축시켰다.
하지만 막내 구단인 만큼 운영적인 면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FA 박정아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한국도로공사에 보상 선수 1명을 내줘야 했는데, 주전 세터인 이고은을 보호 선수로 묶어두지 않아 빼앗기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이고은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 미들 블로커 최가은(22)과 2023-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아헨 킴 감독은 새 시즌을 치르기도 전에 갑작스레 가족 문제로 팀을 떠났다. 하지만 미국 리그 경험이 풍부한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해 빠르게 공백을 메웠다.
페퍼저축은행은 이제 조 트린지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치른다. 선수단은 19일 광주시체육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새 시즌에 대한 굳은 각오를 전했다.
김동언 단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했고, 여러 선수들을 영입했다"면서 "상위권 도약을 목표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끈하게 지갑을 연 만큼 새 시즌에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조 트린지 신임 감독은 낮은 곳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기대치가 0인 상태를 끝까지 유지하는 게 목표다. 첫 경기부터 기대 없이 시작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항상 기대를 낮게 시작하는 게 목표다. 이 자세를 유지한다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장 이한비(27)는 새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보강한 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감독님과 언니들이 와서 힘이 더 생긴 것 같다"면서 "지난해보다 많은 승리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게 목표다. 모두 한마음인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에이스 박정아는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보단 즐거운 마음으로 새 시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합류해 부담감이 있지만 혼자서 배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같이 한다면 더 좋을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제일 밑에서 올라가는데 무슨 부담이 있겠나. 재미있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를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광주=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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