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도 폭염에 美 항공기내 승객들 기절 사태...이란 공항은 67도 찍어
지구 온난화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빈발하고 있다.
미국에선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의 여객기 내에서 4시간 넘게 이륙을 기다리던 승객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럽에서도 야외 기온 섭씨 40도가 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인도 등은 최근 폭우로 큰 피해를 봤다. 한국은 폭우가 물러가자마자 섭씨 30도가 넘는 폭염이 밀려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빈발하는 폭염과 폭우가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의 결과물이며, 이런 상황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에어컨 미작동 여객기서 대기 승객들, 줄줄이 실신
18일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폭염에 의한 승객 실신 사고는 전날 라스베이거스 해리리드 공항에서 발생했다. 당시 애틀랜타행 델타항공 여객기는 활주로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이륙 준비를 마친 비행기 10여대가 앞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델타항공 여객기는 그 뒤를 이어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라스베이거스 지역의 기온은 화씨 111도(약 43.8℃)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높은 기온에 기내 온도 역시 높아졌지만 에어컨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열기로 가득한 기내에서 4시간 가량 기다리던 승객들은 지친 기색을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부 승객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절한 승객의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행기는 활주로를 벗어나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야만 했다.
여객기가 게이트로 돌아간 뒤에도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산소통을 들고 통로를 지나다니는 승무원들을 목격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자리에 앉아 그대로 대기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객기에는 폭스뉴스의 프로듀서 크리스타 가빈도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빈은 최소 5명이 실려가는 모습을 봤다고 밝혔다. 그는 승무원 한 명도 산소마스크를 쓴 채 들것에 실려갔다고 했다. 그는 “승객들에게는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다”며 “하지만 그럴 경우 다른 비행기를 타는 데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는 안내가 있었다”고 했다.
결국 이날 비행기는 정상적으로 이륙하지 못했다. 승객들은 공항으로 다시 이동해야 했고, 항공편이 다음날 오전 7시로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델타항공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18일 성명을 내고 “전날 라스베이거스발 애틀란타행 여객기에 탑승한 고객들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편을 겪을만큼 기내 온도가 높아졌던 상황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걸프국제공항은 66.7도… WP “사람 못 견뎌”
유례없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는 건 미국만이 아니다. 18일(현지시각) 라치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 로마의 최고 기온은 41.8도로 현재까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전 기록은 지난해 6월 40.7도였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로마 곳곳 분수대에서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려 물줄기 아래 머리를 들이미는 모습도 목격됐다.
스페인 카탈루냐, 아라곤 지방과 지중해에 있는 스페인령 마요르카섬에서도 4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카탈루냐 기상청에 따르면, 프랑스 국경에 인접한 보아데야 저수지의 기온은 45도를 넘어서며 카탈루냐 지방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란 남부 부셰르주의 페르시안 걸프 국제공항에선 기온이 66.7도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람이 견딜 수 있는 더위의 수준을 넘어선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 북부 신장위구르 자치구 저지대가 지난 16일 52.2도로 중국 신기록을 세우는 등 이상고온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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