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험 높아지는데.. 銀, 중소기업·가계에 대출문턱 낮춘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4분기 국내은행은 대기업에만 대출태도를 강화할 전망이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마이너스(-) 3으로 나타났다. 태도지수가 마이너스면 태도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던 것이다. 대출 심사 등을 깐깐하게 해서 문턱을 높인다는 의미다.
지난 1·4분기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 6, 2·4분기 +3을 각각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문턱을 훨씬 높이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대기업은 최근 은행들의 대기업대출 취급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등으로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기업대출 증가율은 지난해말 19.7%, 올해 3월말 20.0%, 5월말 19.1%로 전년동기대비 계속해서 늘어왔다.
반면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해서는 대출을 더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플러스(+) 3으로, 지난 2·4분기(0) 대비 상승했다. 대출태도지수 상승은 대출태도를 완화해 대출문턱을 낮춘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의 경우 일부 지방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상 대출 확대 전략으로 인해 소폭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지수 또한 완화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11로, 전분기(22) 대비 하락했지만 여전히 플러스(+)로 완화기조가 이어졌다. 일반대출에 대한 태도지수는 6으로 전분기(3)에 비해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지난 3월 2일 시행된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 등 영향으로 완화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일반대출은 신용대출 순상환 지속,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등으로 태도 완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권이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출을 추가 공급할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실물경기 둔화 등으로 기업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대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14, 중소기업은 19로 전분기에 이어 수요 증가세가 예상된다.
가계에서도 대출수요 증가가 점쳐진다. 가계주택 대출수요지수는 19로 전분기(14)에 비해 수요지수가 상승했고, 가계일반 대출수요지수 또한 14로 전기(0) 대비 대폭 늘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주택매매거래 및 분양·입주 물량 증가로 인해 주택 및 일반 자금 모두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평균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만2000호에서 올해 5월 5만5000호로 늘었다. 분양·입주물량 또한 상반기 27만1000호에서 올해 하반기 34만7000호로 늘어난다.
이런 가운데 기업·가계의 신용위험은 높아질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3.50%로 고금리인 상황에,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도 종료되면서 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될 수 있어서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14로 전분기와 같았고, 중소기업은 33에서 36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기업 신용위험에 대해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미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다. 건설업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원리금 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지난해말 0.41%에서 올해 3월말 0.61%로, 숙박업의 경우 같은기간 0.20%에서 0.47%로 상승했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 또한 2분기 33에서 3분기 36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잔액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말 4.66%에서 올해 5월말 5.06%로 높아졌다. 연체율은 작년말 0.24%에서 5월말 0.37%로 높아졌는데, 3분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대출행태서베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6일까지 총 204개 금융회사(192개사 응답)를 대상으로 대출태도와 신용위험 및 대출수요 등을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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