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권카르텔 수해복구 무슨 관계냐" 묻자 국힘 답변은
윤재옥 국힘 원내대표 "낭비 요소 거둬내 피해자 돕자는 뜻"
"대통령 발언 부적절" vs "대단히 상식적" 설전…진중권 "황당"
유승민 "참사에 카르텔 들먹이나" 이준석 "참모 잘라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0여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수해 재난 복구를 위해 이권 카르텔 보조금을 폐지하고, 그 재원을 수해 복구에 투입하자고 한 발언이 논란이다.
이권 카르텔과 수해 복구가 대체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느냐, 메시지를 낸 참모를 잘라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낭비 요소를 거둬내고 피해자를 돕자는 의미라고 해석해 기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국민 혈세는 재난으로 인한 국민 눈물을 닦아 드리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을 수해 복구와 피해 보전에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판이 쏟아지자 국민의힘 지도부도 윤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수해 복구 재정 마련을 위해 이권 카르텔 보조금 폐지를 언급한 것을 두고 민주당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 한 말씀 드린다”며 “대통령 말씀 취지는 국민 혈세로 이권 카르텔 배를 불리는 정치적 보조금, 끼리끼리 나눠먹는 보조금 등 부적절하게 사용되던 국민 혈세를 재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 눈물을 닦아드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대단히 상식적이고 올바른 지적”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올해 예산 중 아낄수 있는 것을 아껴서 재해 복구와 지원에 사용하고 내년 내후년 예산 확정 때 그간 방만하게 집행됐던 정치적 보조금을 폐지해 복구와 재난안전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쓰겠다는 것”이라며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회의 후 열린 백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이권 카르텔 및 불법 보조금 환수 재해 기금 이용 발언 관련 '대표님과 당에서 보는 이권카르텔은 누구라고 보느냐'는 한 기자 질의에 “그 대상을 특정해서 하는 게 아니고 정부 보조금이 줄줄이 새나가는 현상을 보면서 예산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요소를 거둬내고 그런 예산을 활용해 재난 복구라든지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도와주는 데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걸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권 카르텔하고 수해 복구와는 상관 관계가 없는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윤 원내대표는 “상관 관계 여부를 떠나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예산도 있고 하니 가급적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된 요소를 줄여 꼭 필요한 데 수해라든지 이런 데 쓰자는 상식적인 말씀”이라고 답했다. 재차 '(윤 대통령이) 두 가지를 같이 붙이는 것은 부적절한 말씀 아니냐'고 묻자 윤 원내대표는 “그런 시각을 가진 분들의 주장이다. 그게 이권 카르텔하고 수해 복구 예산을 같이 쓰는 건 부적절하다고 하는 주장이 있었다”며 “그러나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자, 수해라든지 꼭 필요한 데 쓰자고 하신 말씀”이라며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정쟁을 자꾸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발언을 문제삼는 것이 되레 정쟁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발언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권 카르텔 보조금을 수해 복구에 쓰겠다는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염치가 있다면 수많은 생명들을 잃은 이 참사에 또 카르텔을 들먹이는 건 아닌 거 같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이런 메시지를 낼 것을 대통령에게 조언한 참모는 당장 잘라야 한다”며 “이권 카르텔은 정치적 용어이고, 수해 복구는 절박한 현안이다. 이 두 가지를 엮는 것이 첫번째 오류요, 정확히 액수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보조금을 어떻게 산출할지가 불명확한데 그것을 재원으로 하는 것이 두 번째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 발언이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닙니다. 도둑놈이 많은 겁니다'라는 정치적 구호를 '국민 1인당 월 150만 원씩 배당'이라는 복지 정책 재원으로 가볍게 언급하는 모 정치인의 공약처럼 비춰져서는 곤란하다”며 “이 메시지를 조언한 참모는 정말 면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이날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굉장히 황당했다”며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게끔 하는 거 그게 처음인데, 그 부분은 (발언에) 없고. 보조금하고 이번 사태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진 교수는 “대통령님 머릿속이 이해가 안 간다”며 “무슨 논리적 연관이 있느냐. 보조금 회수를 못하면 피해 보상 못하는 거냐. 피해 보전 못하고 수해 복구 못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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