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권카르텔 수해복구 무슨 관계냐" 묻자 국힘 답변은

조현호 기자 2023. 7. 19. 11: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재옥 국힘 원내대표 "낭비 요소 거둬내 피해자 돕자는 뜻"
"대통령 발언 부적절" vs "대단히 상식적" 설전…진중권 "황당"
유승민 "참사에 카르텔 들먹이나" 이준석 "참모 잘라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0여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수해 재난 복구를 위해 이권 카르텔 보조금을 폐지하고, 그 재원을 수해 복구에 투입하자고 한 발언이 논란이다.

이권 카르텔과 수해 복구가 대체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느냐, 메시지를 낸 참모를 잘라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낭비 요소를 거둬내고 피해자를 돕자는 의미라고 해석해 기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국민 혈세는 재난으로 인한 국민 눈물을 닦아 드리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을 수해 복구와 피해 보전에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판이 쏟아지자 국민의힘 지도부도 윤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수해 복구 재정 마련을 위해 이권 카르텔 보조금 폐지를 언급한 것을 두고 민주당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 한 말씀 드린다”며 “대통령 말씀 취지는 국민 혈세로 이권 카르텔 배를 불리는 정치적 보조금, 끼리끼리 나눠먹는 보조금 등 부적절하게 사용되던 국민 혈세를 재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 눈물을 닦아드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대단히 상식적이고 올바른 지적”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이권카르텔 불법보조금을 폐지해 그 재원으로 수해복구에 쓰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 원내대표는 “올해 예산 중 아낄수 있는 것을 아껴서 재해 복구와 지원에 사용하고 내년 내후년 예산 확정 때 그간 방만하게 집행됐던 정치적 보조금을 폐지해 복구와 재난안전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쓰겠다는 것”이라며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회의 후 열린 백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이권 카르텔 및 불법 보조금 환수 재해 기금 이용 발언 관련 '대표님과 당에서 보는 이권카르텔은 누구라고 보느냐'는 한 기자 질의에 “그 대상을 특정해서 하는 게 아니고 정부 보조금이 줄줄이 새나가는 현상을 보면서 예산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요소를 거둬내고 그런 예산을 활용해 재난 복구라든지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도와주는 데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걸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권 카르텔하고 수해 복구와는 상관 관계가 없는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윤 원내대표는 “상관 관계 여부를 떠나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예산도 있고 하니 가급적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된 요소를 줄여 꼭 필요한 데 수해라든지 이런 데 쓰자는 상식적인 말씀”이라고 답했다. 재차 '(윤 대통령이) 두 가지를 같이 붙이는 것은 부적절한 말씀 아니냐'고 묻자 윤 원내대표는 “그런 시각을 가진 분들의 주장이다. 그게 이권 카르텔하고 수해 복구 예산을 같이 쓰는 건 부적절하다고 하는 주장이 있었다”며 “그러나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실 앞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윤 원내대표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자, 수해라든지 꼭 필요한 데 쓰자고 하신 말씀”이라며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정쟁을 자꾸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발언을 문제삼는 것이 되레 정쟁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발언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권 카르텔 보조금을 수해 복구에 쓰겠다는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염치가 있다면 수많은 생명들을 잃은 이 참사에 또 카르텔을 들먹이는 건 아닌 거 같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이런 메시지를 낼 것을 대통령에게 조언한 참모는 당장 잘라야 한다”며 “이권 카르텔은 정치적 용어이고, 수해 복구는 절박한 현안이다. 이 두 가지를 엮는 것이 첫번째 오류요, 정확히 액수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보조금을 어떻게 산출할지가 불명확한데 그것을 재원으로 하는 것이 두 번째 오류”라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실 앞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실시한 백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권 카르텔과 수해복구 연계 발언 관련 두가지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는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이 전 대표는 “대통령 발언이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닙니다. 도둑놈이 많은 겁니다'라는 정치적 구호를 '국민 1인당 월 150만 원씩 배당'이라는 복지 정책 재원으로 가볍게 언급하는 모 정치인의 공약처럼 비춰져서는 곤란하다”며 “이 메시지를 조언한 참모는 정말 면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이날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굉장히 황당했다”며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게끔 하는 거 그게 처음인데, 그 부분은 (발언에) 없고. 보조금하고 이번 사태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진 교수는 “대통령님 머릿속이 이해가 안 간다”며 “무슨 논리적 연관이 있느냐. 보조금 회수를 못하면 피해 보상 못하는 거냐. 피해 보전 못하고 수해 복구 못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