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쓸려가도 이웃부터 살려야”… 마을 돌며 대피시킨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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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새벽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리 이장인 유동규(67) 씨는 "미호강 제방이 터질 것 같다"는 인근 마을 이장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뛰어나가 마을을 돌며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유 씨는 19일 "동네에 노인이 많아 아무리 방송을 해도 마을회관으로 대피하지 않아서 부녀회장과 함께 가가호호 문을 두드려 주민들을 데리고 나왔다"며 "마을회관도 침수될 것 같아 119 신고로 보트를 불렀고, 15명을 인근 중학교로 대피시켰다"면서 "내 지갑조차 못 챙길 정도로 살림살이를 다 두고 나왔는데, 사람부터 살려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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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기사, 침수서 3명 구조
그 중 1명은 또 다른 2명 살려
청주=조율·강한 기자
“우리 집이야 떠내려가든 어떻든 사람 목숨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15일 새벽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리 이장인 유동규(67) 씨는 “미호강 제방이 터질 것 같다”는 인근 마을 이장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뛰어나가 마을을 돌며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유 씨는 19일 “동네에 노인이 많아 아무리 방송을 해도 마을회관으로 대피하지 않아서 부녀회장과 함께 가가호호 문을 두드려 주민들을 데리고 나왔다”며 “마을회관도 침수될 것 같아 119 신고로 보트를 불렀고, 15명을 인근 중학교로 대피시켰다”면서 “내 지갑조차 못 챙길 정도로 살림살이를 다 두고 나왔는데, 사람부터 살려야 했다”고 말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책임 소재를 놓고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의 ‘네 탓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 씨처럼 위기 상황에서도 이웃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평범한 ‘작은 영웅들’의 사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오송5리의 김병호 이장 또한 “새벽 둑에 나가보니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지하고 노인회장을 불러 마을 방송을 수차례 하고 집집마다 돌며 대피를 시켰다”면서 “그때 대피하지 않았다면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송 지역 주민 2000여 명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 신효섭(40) 씨는 사고 유가족들과 이재민을 돕기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신 씨는 “내 가족이 겪을 수 있었던 비극이라고 생각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생사의 기로에서도 이웃을 먼저 생각한 사고 생존자들의 사연이 알려지기도 했다. 증평군 공무원 정영석(45) 씨와 화물차 기사 유병조(44) 씨는 사고 현장에서 각각 시민 2명, 3명을 구조했다. 정 씨는 “현장의 모든 사람이 구조를 위해 온 구명보트를 양보하는 등 서로 도왔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747번 버스 기사 이모(58) 씨 또한 3~4명의 승객을 먼저 구하고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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