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항공대란 피했다… 아시아나 노사, 임금인상 극적 합의

24일 예정이던 파업 등 쟁의 중단
극성수기 고객 피해 부담 느낀 듯

오는 24일 파업을 예고했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19일 사 측과 임금인상률에 극적으로 잠정 합의하면서 파업 돌입 일정을 비롯한 쟁의 행위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여름 휴가철 극성수기에 국내외 여행객들이 항공편 지연과 결항 등의 피해를 겪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19일 오전 대외 메시지를 통해 “회사와 잠정 합의로 모든 쟁의 지시 및 파업 계획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조종사 노조는 앞으로 1주일간 조합원 대상으로 잠정 합의안을 설명하고, 2주 뒤에는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 행위 중단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임금 협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이며, 조종사 노조가 준법 투쟁 방식의 쟁의행위를 벌인지 42일 만이다.

노사는 기본급 2.5%, 비행 수당 인상률 2.5% 인상으로 의견을 모았다. 애초 노조는 10%에 달하는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부족한 인상분은 추가 수당 지급 기준을 완화해 수당을 늘리는 방식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수당은 일정 근무 시간을 초과하는 운항 시간에 대해 할증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다. 추가 수당 지급 기준이 낮아지면 임금이 인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안전 장려금 50% 지급, 부가적 복지 혜택 확대 등도 포함됐다.

협상 기간 입장 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던 노사가 막판에 타협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사 모두 극성수기에 항공편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피해가 커져 항공대란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지연되는 상황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간 채권단 관리체제에 놓인 아시아나항공이 발 빠른 경영 판단이 어려운 점도 초기부터 원활한 노사 임금 협상을 어렵게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노사 간 잠정 합의를 이룬 것을 환영한다”며 “합의를 이룬 만큼 상생하는 노사관계를 만들고, 성수기 휴가 기간 안전 운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