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6명 중 1명 의료용 마약 사용…역대 최대

이지현 2023. 7. 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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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946만명 18억7360만개 마약류 처방
의사 최다 처방…치과의사보다 수의사 처방↑
‘건강검진’ 40대 최다…항불안제 처방 49%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해 국민 2.6명 중 1명은 의료용 마약류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2022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는 1946만명(중복 제외)으로 전년 대비 62만명(3.3%)이 증가했다. 이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통계를 수집한 2018년 이후 역대 최다 수치다.

효능별 의료용 마약류 처방 환자 수는 △마취제 1122만명 △최면진정제 928만명 △항불안제 641만명 △진통제 312만명 △항뇌전증제 124만명 △식욕억제제 121만명 △진해제 65.6만명 △ADHD치료제 22.1만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1.0%(406만명)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40대 19.9%(384만명) △60대 19.3%(374만명) △30대 12.5%(243만명) △70대 10.6%(204만명) △20대 7.5%(55만명) △80대 이상 6.0%(40만명) △10대 이하 3.2%(32만명) 등이 이었다.

40대 이상 연령대에서 의료용 마약류 사용이 많은 것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프로포폴이나 미다졸람과 같은 마취제가 건강검진 등 진단이나 간단한 시술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마약류 취급자(업체)는 총 4만6541개소로 약국이 2만2887개소(49.2%)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의료기관은 1만6947개소(36.4%), 동물병원(3527개소), 도매업자(1977개소), 학술연구자(1029개소), 제조업자(63개소), 원료사용자(63개소), 수출입업자(48개소) 등도 있었다.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이들은 의사가 10만1057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이한 점은 지난해에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하는 수의사가 5239명으로 치과의사 수(5165명)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 전체 처방량은 18억7360만개로 2021년 대비 2.5% 증가했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효능별 처방량은 항불안제(9억1863만개, 49.0%)가 가장 많았다. 성분별 처방량은 알프라졸람(항불안제, 3억9423만개, 21%)이 가장 많았다.

수년간 오남용 우려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진통제와 식욕억제제의 처방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5.3%, 5.0% 감소했다. 처방량도 각각 3.6%, 0.8% 감소했다.

한편 2022년 의료용 마약류의 국내 생산실적은 2942억원으로 2021년 대비 약 10.6% 감소해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수입액은 994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수출액은 146억원으로 2020년 128억원에서 2021년 167억원으로 증가했다가 2022년에 다시 감소했다.

의료용 마약류는 현재 의료현장에서 수술 전 마취나 암·만성통증 관리 등을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향후 인구 고령화, 적극적인 만성 통증 관리 경향 등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나 오남용되면 중독·심각한 부작용·사망 등 영구적인 손상의 위험이 있어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의 안전하고 적정한 사용을 위해 오남용 조치기준에 해당하는 식욕억제제·진통제 등을 처방하는 의사·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사전알리미’ 제도를 운영하고, 과다 처방이 지속되는 경우 처방금지 등 행정조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약류의 오남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처방의사가 환자의 투약 이력을 2024년 6월부터는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함에 따라 식약처는 투약 이력 확인 대상 성분 지정 등 하위법령을 조기에 마련할 계획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매년 약 1억3000만 건에 달하는 마약류 취급보고 정보를 토대로 통계를 분석·가공해 지속 안내함으로써 의료용 마약류 안전 사용 환경을 조성하고, 오남용을 예방을 위한 교육·홍보와 ‘마약류 오남용 감시단’을 주축으로 한 다양한 오남용 의심 사례에 대한 엄정 대응 등 의료용 마약류의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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