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록적 폭우에 세계유산 타지마할 침수 우려

인도 아그라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이 18일(현지시간) 인근을 흐르는 야무나강의 수위 상승으로 침수될 우려에 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에서 몬순(우기) 폭우가 이어지면서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까지 침수될 위기에 처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연방정부 산하 중앙수자원위원회(CWC)는 계속되는 폭우로 인도 북부의 주요 도시를 관통하는 야무나강의 수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야무나강은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아그라, 노이다 등을 거친다.

특히 타지마할 북쪽 성벽을 끼고 흐르는데, 이곳의 수위는 18일 오후 152ｍ까지 상승하며 위험 수위 152.4ｍ에 거의 도달했다. 이미 타지마할 외곽 붉은색 사암 성벽 윗부분까지 수위가 도달한 상태다. 강이 이 성벽만 넘어서면 바로 타지마할의 상징인 흰색 대리석 벽면에 닿아 벽이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무나강이 넘쳐 타지마할까지 도달한 것은 1978년이 마지막이다. 당시에는 강 수위가 154.76ｍ를 기록했다.

인도 아그라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타지마할이 18일(현지시간) 인근을 흐르는 야무나강의 수위 상승으로 침수될 우려에 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의 유적지 관리 기관인 인도고고학연구소(ASI) 측은 현재 타지마할에 심각한 우려는 없다면서도 “비가 더 많이 오거나 며칠 동안 수위가 이 정도로 유지된다면 상황을 다시 평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ASI는 또한 타지마할 인근에 있는 이티마드 우드 다울라의 무덤 등 다른 유적지들이 수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티마드 우드 다울라의 무덤은 16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작은 타지마할이란 뜻에서 ‘베이비 타지’로도 불린다.

인도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시작된 몬순 기간에 인도 전역에서 지금까지 호우로 600명 이상이 숨졌다. 인도 등 남아시아 지역의 몬순은 보통 3개월간 지속 된다.

타지마할은 인도 아그라에 있는 무굴 제국 시절 건축물이다. 1632년 무굴 제국 황제 샤 자한이 부인 아르주망 바누 베굼을 기리기 위해 건설을 시작한 무덤으로, 완공까지 22년이 걸렸다. “무슬림 예술의 보석”이란 찬사와 함께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