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차관에게 바란다[뉴스와 시각]

김인구 기자 2023. 7. 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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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도의 전설인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되자 논란이 일었다.

자신도 체육학과 교수 출신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즉각 '인사 참사'라며 맹비난했다.

안 의원은 "장미란 차관은 체육계의 현안과 갈등을 풀 리더십을 보여준 적이 없다"며 "현실을 외면해온 그를 체육계 공정과 상식을 위해 발탁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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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구 체육부장

한국 역도의 전설인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되자 논란이 일었다. 자신도 체육학과 교수 출신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즉각 ‘인사 참사’라며 맹비난했다. 안 의원은 “장미란 차관은 체육계의 현안과 갈등을 풀 리더십을 보여준 적이 없다”며 “현실을 외면해온 그를 체육계 공정과 상식을 위해 발탁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탁월한 윤석열 인사’라고 추켜세웠다. 박 전 원장은 “장 2차관은 역도 선수로 애국을 했고 은퇴 후에도 사회봉사를 계속했다”면서 “역도 선수가 체육 담당 차관을 왜 못하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왜 괜찮냐. 장 2차관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지지했다.

경제·사회·과학 등 다른 분야에서 전문가의 발탁 인사가 이뤄지면 일단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매기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유독 체육계와 대중문화계 출신 인사에 대한 평가는 야박한 편이다. 심지어 이들은 종종 자질 시비에 휘말리곤 한다. 뿌리 깊은 차별 의식 탓이다. 운동선수나 가수·배우로 활동했던 “당신들이 뭘 알겠느냐”는 식의 시대착오적 편견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체육인 출신으로 실망스러운 인물도 더러 있겠지만, 자신의 영역에서 특유의 전문성을 발휘한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유승민 IOC 위원 겸 대한탁구협회장,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 등이다.

장 차관을 굳이 옹호할 뜻은 없다. 그러나 그가 2012 런던올림픽에서 무거운 바벨을 앞에 두고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던 장면, 은퇴 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통해 봉사하고 학업에 매진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과연 이런 대접을 받을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100㎏이 넘는 거구에서 몰라볼 정도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그라면, 그 의지 하나는 믿어도 되겠다는 판단이 선다.

문체부에서 2차관이 담당하는 분야는 체육에서 관광까지 폭넓다. 신임 장 차관에게 제발 잘해달라는 의미로 딱 3가지만 주문하고 싶다. 첫째, 안 의원의 독설이 무색하도록 체육계 공정과 상식을 위해 힘써 달라. 공정과 상식이 무엇이고 어찌 하는 것이 이를 투명하게 실현하는지 보여주길 바란다. 둘째, 운동선수 출신 꼬리표가 더는 자질 논란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편견을 깨뜨려 달라. 그러기 위해선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가볍게 말하는 그들보다 훨씬 더 팩트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며, 현장을 돌봐야 한다. 셋째, 주위와의 소통을 게을리하지 말아 달라. 2차관의 중요한 업무 영역 중 하나가 바로 국민 소통이다. 2차관 아래에는 국민소통실이 배치돼 있다. 체육계와 관광계, 서울과 지방, 프로와 아마추어, 장애인 스포츠 등 구석구석을 살피고 자주 만나 귀를 열기를 기원한다. 18일 오찬 모임에서 만난 장 차관은 ‘외유내강’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좌중을 이끄는 리더십과 부드러운 화술도 대단했다. 차관 한 명이 모든 걸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일단 소통하려는 노력은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이런 걸 좀 더 두고 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김인구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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