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본격화한 토큰증권, 성장 기대감 속 신중론도

백지현 2023. 7. 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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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코스콤 토큰증권 매칭데이 개최
발행사 15곳 상품 소개·네트워킹 진행
증권사 법제화 불확실성 속 '신중' 모드

토큰증권발행(STO) 입법이 본격화된 가운데 미술, 부동산 등 조각투자 업체(발행사)들과 금융투자회사들이 지난 18일 한 자리에 모였다. 새로운 시장의 개화에 기대감이 쏠리며 수십개의 발행사와 증권사들이 참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토큰증권 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하위 법률에 대한 불확실성과 비용부담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투자업계는 옥석가리기에 신중한 모습이다.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코스콤이 주최한 토큰증권 매칭데이가 개최됐다./사진=비즈워치

토큰증권 발행사-유통사 만남의 장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코스콤이 주최한 토큰증권 매칭데이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등 유관기관을 비롯해 증권사 30사, 은행 3사, 운용사 1사 등 34개 금융사와 발행사 60곳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STO 제도권 편입을 위한 법안의 윤곽이 드러난 이후 처음 열린 행사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중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분산원장 기술을 법에 정의함으로써 증권의 전자등록 수단으로 인정하고, 토큰증권 계좌권리를 증권사가 아닌 발행사가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홍우선 코스콤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토큰증권이 블록체인 기술과 자본시장 제도의 융합된 사업이다 보니 아직은 크립토 시장과 자본시장간에 상호 이해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스콤은) 블록체인 기술과 자본시장의 업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크립토시장과 자본시장의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각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토큰이라는 그릇보다 그안에 담겨있는 증권 계약의 내용이 중요하다"며 "다양하고 의미있는 증권계약이 나오는 건강한 토큰증권 생태계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술, 에너지, 음악, 부동산, 지적재산권(IP), 농축산물, 매출채권, 자동차 등 다양한 유형의 자산을 기반으로 둔 발행사 15곳이 회사 및 상품 소개에 나섰다.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계약증권 사업을 허가받은 테사가 첫 번째 발표에 나섰다. 앞서 지난 12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테사(플랫폼 명 테사)를 비롯해 스탁키퍼(뱅카우), 서울옥션블루(소투) 투게더아트(아트투게더), 열매컴퍼니(아트앤가이드) 등 5곳의 제재 면제를 결정했다. 이들은 이르면 9월 중 시장에 상품을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테사 대표는 "금융위의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6개월간 소비자 보호책을 준비해왔다"며 "이행조치를 완료했고 하반기부터는 증권신고서에 제출하면서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증권사와만 일을 하는건 아니고, 다양한 증권사와 플레이어들과 협업을 하고자한다"며 "그림으로 시작했지만 다른 자산 발행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코스콤이 주최한 토큰증권 매칭데이 행사에서 발행사 60곳이 네트워킹 세션을 진행 중이다./사진=비즈워치

"ETF 만큼 커질 것"... 제도 구축, 수익화 과제

토큰증권 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나왔다. 코스콤이 금융사 7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잘 모르겠으나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곳이 38%로 가장 많았다. 향후 토큰 증권 시장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만큼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곳도 34%에 달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신중한 모습도 엿보였다. 코스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금융사 79%는 토큰증권 사업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제도를, 34%는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비용 부담을 꼽았다. 

한 발행사 대표는 기자를 만나 "증권사 뿐 아니라 블록체인 개발사들 포함해 20~30곳과 미팅을 진행했다"며 "증권사들도 아직 토큰증권에 대한 법안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동향 파악을 진행 중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사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지분투자를 집행하거나 MOU를 체결한 곳은 없다"며 "닷컴버블 당시 한꺼번에 많은 회사가 쏟아졌다가 사라진 사례를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한 조각투자 플랫폼과 MOU를 체결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화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현재 기업이 IPO를 추진할 때 증권사는 3%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데, 토큰증권은 규모가 훨씬 작은데다가 시장이 자리잡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실상 수수료가 1%대에 불과하다"면서 "증권사는 수익 모델 설정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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