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하면서도 통쾌… 청량감 안겨주는 여름 영화 ‘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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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가 소재다.
영화 '밀수'는 낯선 소재와 낯선 등장인물, 낯선 시공간이 스크린을 차지한다.
영화는 여러 작은 반전이 모여 큰 반전을 이루는 식으로 전개된다.
춘자와 진숙 밑에서 일했던 장도리(박정민)의 음모와 밀수단속원 이장춘(김종수)의 탐욕, 권 상사의 야망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다채로운 재미를 빚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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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액션 장면 등 볼거리 많은 범죄물
밀수가 소재다. 등장인물 다수는 해녀다. 배경은 1970년대 서해안 소도시. 영화 ‘밀수’는 낯선 소재와 낯선 등장인물, 낯선 시공간이 스크린을 차지한다. 정서적으로 거리감 있는 설정이지만 관객을 재미의 바다로 빠르게 옮겨놓는다.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이 스크린 중심에 있다. 두 사람은 자매 같은 사이다. 춘자는 식모살이를 위해 진숙의 집에 들어왔다가 가족이 된다. 진숙의 아버지(최종원)는 선장이다. 춘자와 진숙은 해녀로 아버지와 함께 일한다. 소도시 인근에 최근 화학공장이 들어선 후 어패류 폐사가 잦다. 가족은 생계를 위해 밀수에 뛰어들고 춘자와 진숙이 비극적 상황을 맞이하면서 이야기는 발단을 벗어난다.
영화는 여러 작은 반전이 모여 큰 반전을 이루는 식으로 전개된다. 진숙은 춘자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복수를 꾀한다. 춘자는 전국을 주름잡는 밀수업자 권 상사(조인성)와 손잡고 한탕을 크게 하려는 동시에 진숙과의 화해를 도모한다. 춘자와 진숙 밑에서 일했던 장도리(박정민)의 음모와 밀수단속원 이장춘(김종수)의 탐욕, 권 상사의 야망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다채로운 재미를 빚어낸다.
1970년대가 배경이니 50대 이상에게는 추억을 자극할 만한 장면들이 많다. 가수 최헌의 ‘앵두’와 김추자의 ‘무인도’ 등 1970년대 히트곡들이 잇달아 극장 안에 울린다. 그렇다고 젊은 세대들이 즐기기 힘들 영화는 아니다. 여성연대라는 주제를 지녔으나 메시지를 강조하진 않는다. 여성들이 자신들만의 특기와 기지를 발휘해 남성 악당들에 맞서는 과정은 오로지 재미라는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후반부 수중 액션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메시지와 창의적 연출이 조화롭게 결합된 대목이다.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라 진귀하면서도 흥미롭다. 스크린에 꼼꼼히 복원해낸 시대상과 배우들의 앙상블 등도 볼거리다. 영화는 시종 경쾌하고 종국엔 통쾌하다. 극장가 최고 대목이라는 여름시장 흥행대전에 나선 영화로서 부족함이 거의 없다.
‘베테랑’(2015)과 ‘모가디슈’(2021) 등을 만든 류승완 감독이 연출했다. 범죄물과 액션물에 강점을 보였던 그는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면서도 진일보한다. 거친 남성들의 비장한 액션이라는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영화를 향한 그의 정진과 분투가 느껴진다. 2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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