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가스누출 악몽 지운다…포스텍, 초미량 ‘불산’ 잡아내는 센서 개발

2023. 7. 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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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경북 구미시의 한 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되어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불산 누출로 인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불산이 조금이라도 누출되었을 때, 바로 감지할 수 있는 정확한 센서가 필요하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를 활용한 모바일 센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차세대 불산 검출 센서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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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2012년 9월, 경북 구미시의 한 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되어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공장 근처에 살고 있던 주민 1만2000여 명이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으며, 인근 기업과 민가에서 발생한 피해는 약 500억원에 달했다. 한순간에 마을을 지옥으로 만든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불산 누출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산은 철강과 유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에서 널리 활용되며, 반도체 표면을 깎아내는 공정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상온에서 기체로 존재하는 불산은 사람의 뼈를 녹일 정도로 강한 부식성을 갖고 있으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불산 누출로 인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불산이 조금이라도 누출되었을 때, 바로 감지할 수 있는 정확한 센서가 필요하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IT융합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백창기 교수,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곽현탁 씨 연구팀은 매우 적은 양의 불소 화합물도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초경량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센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학술지 ‘센서와 작동기 B: 화학(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불산 감지 센서는 크기가 매우 크고, 제작 기술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산업현장마다 센서를 설치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크기가 작고 가벼우면서도 아주 적은 양의 불산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제작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센서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10 나노미터(nm) 두께의 실리콘 나노시트를 사용했으며, 반응성이 높은 불화 란탄(Lanthanum Fluoride)을 불소 감지막으로 활용했다. 또, 트랜지스터로 불산의 농도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킴으로써 아주 적은 양의 불산도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하는 초경량·고감도 불산 센서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 제공]

연구 결과, 대기나 수중에서 불산 가스와 용액을 선택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센서와 비교했을 때, 연구팀의 센서는 가스 형태의 불산을 약 3.3배, 용액 상태의 불산을 약 390배 더 잘 감지했으며, 실시간으로 주입되는 불산의 농도를 오차율 5% 이내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를 활용한 모바일 센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차세대 불산 검출 센서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백창기 교수는 “실리콘 반도체 공정기술을 활용해 기존 상용화학센서 대비 초소형, 저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며 “다양한 유해 화학가스를 검출하는 모바일 시스템을 개발해 우리나라 자체 기술을 적용한 안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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