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걸 알면서도, 승객 우선"…747 버스기사 눈물의 발인

김세린 2023. 7. 19. 11: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당시 고립된 '747번 버스'를 몬 50대 버스 기사의 발인식이 19일 엄수됐다.

747번 버스는 당시 전체 길이 685m의 지하차도 중 터널구간(430m)을 거의 빠져나온 상태였다.

A씨의 동료 최모 씨는 연합뉴스에 "747번 버스는 외지인들을 싣고 청주공항과 오송역 사이를 오가는 노선이라 회사의 얼굴과 같은 버스였다"면서 "그 버스는 그가 살아온 삶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그게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0대 버스기사 창문 깨며 시민 탈출 도와
지난 17일 숨진 채 발견…애도 물결 이어져
"누구에게나 따뜻했던 사람…가슴 미어진다"
19일 오전 충북 청주시의 한 견인차량 보관소에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현장에서 견인된 747번 급행 시내버스가 보관돼 있다. /사진=뉴스1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당시 고립된 '747번 버스'를 몬 50대 버스 기사의 발인식이 19일 엄수됐다. 이 버스 기사는 위급한 상황에도 끝까지 시민들의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 17대가 인근 미호강에서 유입된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이날 오전 기준 1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747번 버스는 당시 전체 길이 685m의 지하차도 중 터널구간(430m)을 거의 빠져나온 상태였다. 궁평리 쪽에서 지하차도에 들어왔다가 터널을 나와 오송리 쪽으로 향했으며, 순식간에 유입된 미호강 흙탕물에 발이 묶여 침수됐다.

버스기사가 승객을 구하려 깬 창문 너머로 보이는 버스 내부 모습. /사진=뉴스1


버스 기사 A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 2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버스에 물이 찬 순간 A씨가 시민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창문을 깼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A씨 소속 운수회사 홈페이지에 그를 향한 애도의 글들을 올렸다.

A씨의 지인들은 그를 '누구에게나 따뜻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친구 B씨는 연합뉴스에 "사고 당시 친구가 승객들에게 '창문을 깨트릴 테니 탈출하세요'라고 했다던데, 그 사람은 정말로 승객들이 다 나가는 걸 보고 제일 마지막에 탈출했을 사람"이라며 "죽을 걸 알면서도 그러고 있었을 모습이 자꾸 아른거려 가슴이 미어진다"고 전했다.

원래는 택시 기사였던 A씨는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던 한 친구의 추천으로 10년 전 같은 회사에 입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출근 시간이 새벽 5시 반인데도 불구하고 매일 같이 3시부터 나와 사무실 정리를 하고 마당을 쓸었다고 한다.

버스기사의 발인이 엄수된 19일 유족이 그의 영정사진을 들고 안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궂은일을 도맡아서 하는 성격 덕에 금세 회사에서 인정받았고, 몇 년 전에는 전국 단위 승객 안전 최우수 평가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그는 베테랑들만 몬다는 747번 버스의 운전대를 잡게 됐다.

A씨의 동료 최모 씨는 연합뉴스에 "747번 버스는 외지인들을 싣고 청주공항과 오송역 사이를 오가는 노선이라 회사의 얼굴과 같은 버스였다"면서 "그 버스는 그가 살아온 삶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그게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침수된 도로를 피해 지하차도로 들어갔다고 그를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이만큼 승객 안전을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걸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버스에서만 A씨를 포함해 9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