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전성기 이끈 비차리 회장, 실적부진에 9월 불명예 퇴진
2015년부터 명품 브랜드 구찌를 이끌어 온 마르코 비차리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구찌를 떠난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회사 케링은 이날 비차리 회장이 오는 9월23일 자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케링은 구찌,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 입생로랑 등을 소유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그룹이다.
케링 회장 겸 CEO인 프랑수아 앙리 피노는 성명에서 “글로벌 명품 시장을 완전히 점유하기 위해 더 강력한 조직을 구축할 것”이라며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구찌의 매출 비중은 케링 수익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비차리 회장의 자리는 당분간 피노 회장의 측근인 장 프랑수아 팔루스 케링 부사장이 맡는다.
비차리 회장은 2015년 무명에 가깝던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하는 등 2019년까지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다. 한때 연간 성장률 40%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는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지난 5월16일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중국 등에서 매출이 급감한 이래 반등하지 못했고, 경쟁 럭셔리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등에 비해 실적이 뒤처졌다. 지난해 케링그룹 전체의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는데, 구찌 매출은 1% 증가에 그쳤다. 미켈레 수석 디자이너는 이미 지난해 11월 구찌를 떠났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싸늘해, 올해 LVMH와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의 주가가 25% 이상 상승하는 동안 케링의 주가는 4% 미만 상승에 머물렀다. HSBC는 지난달 말 구찌의 실적이 “분기마다 실망스럽고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케링의 주식 등급을 ‘매수’에서 ‘보류’로 하향 조정했다.
구찌는 최근 신진 디자이너 사바토 데 사르노를 기용해 전환에 나섰다.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는 “구찌의 재출시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전환기에 있다”면서 비차리 회장의 퇴진은 9월 밀라노에서 열리는 데 사르노의 데뷔 패션쇼를 앞둔 타이밍에 나왔다고 분석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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