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고 벌레 먹었다"…北서 명품 들고 다녔다던 탈북 미녀의 진실은?

2023. 7. 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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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부유층으로 살아왔다고 말해 '북한판 패리스 힐튼'이라 불렸던 탈북자 박연미(29) 씨가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박 씨는 한 방송에서 '노동당원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부유하게 자랐다', '명품 가방을 사는 등 상류층 삶을 누렸다'고 주장했고 이 때문에 '북한판 패리스 힐튼'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는데, 최근 인권운동을 하면서는 말을 바꾸고 있다.

박 씨가 탈북한 과정에 대한 얘기도 이전과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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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미 씨[EPA=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북한에서 부유층으로 살아왔다고 말해 '북한판 패리스 힐튼'이라 불렸던 탈북자 박연미(29) 씨가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내뱉은 경험담이 이전에 자신이 했던 이야기나 주변 정황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박 씨의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탈북자인 박 씨는 최근 미국 진보진영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하면서 보수진영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WP에 따르면, 박 씨는 아버지가 암시장에서 금속을 밀반입하고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자 2007년 13살의 나이로 어머니와 함께 탈북했다. 그는 중국과 몽골을 거쳐 2009년 한국 땅을 밟았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에도 진학했다. 그는 북한이탈주민이 나오는 TV 예능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탈북미녀’ ‘탈북대학생’ 등 별명을 얻으며 유명해졌다.

특히 2014년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참상과 인권유린에 대해 폭로하면서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으며,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들었다. 이듬해 펴낸 책은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추천 도서에 오르기도 했다.

박연미 씨가 201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차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박 씨는 2015년에는 미국 컬럼비아대로 편입했으며, 이후 미국 시민권을 얻어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보수성향인 폭스뉴스 방송과 각종 행사에 출연하며 보수진영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러나 그가 여기저기서 뱉은 말이 꼬이고 앞뒤가 맞지 않으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박 씨는 한 방송에서 '노동당원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부유하게 자랐다', '명품 가방을 사는 등 상류층 삶을 누렸다'고 주장했고 이 때문에 '북한판 패리스 힐튼'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는데, 최근 인권운동을 하면서는 말을 바꾸고 있다. 그가 '생존을 위해 풀과 잠자리를 먹었다', '북한에 살면서 계란이나 실내 화장실을 접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고발한 것이다.

박 씨는 또 어릴적 친구의 어머니가 할리우드 영화를 봤다는 이유로 한 경기장에서 처형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는데, 다른 북한이탈주민은 비슷한 시기에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박연미 씨는 자신의 두번째 저서 '시간이 남은 동안'에서 미국의 진보 진영을 비판했다.

박 씨가 탈북한 과정에 대한 얘기도 이전과 달라졌다. 그는 이전에는 아버지가 밀수하며 알게된 중국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부모님과 함께 탈출했다고 했다. 그러나 아일랜드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서는 어머니가 탈북 브로커에게 성폭행 당했으며 자신은 중국인 남편에 팔려 갔다고 밝혔다.

박 씨는 이같은 의혹들에 대해 미숙한 영어와 과거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방송국이 '부유한 콘셉트의 탈북민'을 원했기 때문에 어린 시절 생활고를 말하지 않았다는 설명을 하기도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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