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尹이 말한 ‘이권카르텔’, 혈세를 고통 받는 국민의 눈물 닦는데…”

尹대통령 ‘이권카르텔’ 발언 두고 야권에서 비판의 목소리 나와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디지털타임스 DB,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권, 부패 카르텔의 정치 보조금을 전부 삭감하고, 농작물 피해 농가와 산 붕괴 마을 100% 보전에 투입하라"고 했다.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윤 대통령,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이권카르텔·부패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수해복구와 피해 보전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의 취지는 국민 혈세로 이권카르텔의 배를 불리는 정치적 보조금, 끼리끼리 나눠먹는 보조금 등 부적절하게 사용되던 국민 혈세를 재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의 눈물 닦아드리는데 써야 한다는 것으로 대단히 상식적이고 올바른 지적"이라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수해복구 재정마련을 위해 이권카르텔 보조금 폐지 언급한 걸 두고 민주당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 한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우선 올해 예산 중 아낄 수 있는 것을 아껴 재해복구와 지원에 사용하고 내년, 내후년 예산 확정 때 그동안 방만하게 집행됐던 정치적 보조금 폐지해 복구와 재난안전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쓰겠다는 것"이라며 "이에 반대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권카르텔·부패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수해복구와 피해 보전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이 경각에 달린 비상 상황이고 군도 동원되고 있다"며 "국민의 혈세는 재난으로 인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는데 적극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구조와 복구, 피해자 지원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변화로 인한 천재지변 양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 일본·인도에서 물난리가 나고 캐나다에서도 역대급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며 "재난관리 체계와 대응방식을 근본적으로 확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를 향해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협업하고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저지대 출입 통제와 대피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에 대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시스템 핑계를 대면서 책임을 회피한다"며 "이권카르텔 운운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되고, 현실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보조금이 잘못 지급됐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조사, 수사, 처벌, 환수, 폐지 등등은 모두 법대로 절차대로 해야 하는 것이고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면서 "일의 순서도, 법적 근거도 없이 내키는 대로 예산을 쓰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너무나도 위험한 인식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런 메시지를 낼 것을 대통령에게 조언한 참모는 당장 잘라야 한다"며 "이권 카르텔은 정치적 용어이고, 수해 복구는 절박한 현안"이라고 직격했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염치가 있다면 수많은 생명들을 잃은 이참에 또 카르텔을 들먹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