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진은 왜 KBS 예능에서는 볼 수 없을까?[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가수 박서진은 KBS ‘인간극장’과 KBS ‘아침마당’을 통해 사연과 함께 노래 실력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지난 6월 13일에도 ‘아침마당-화요초대석’에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장구의 신’ 박서진은 과거에는 KBS ‘가요무대’ ‘열린음악회’ ‘불후의 명곡’ 등에도 출연했다. 2022년 10월 16일, MC 김신영이 새 MC로 나온 ‘전국노래자랑’ 하남시 편에도 출연해 트로트를 불렀다. 기자도 박서진의 팬이 많은지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하남시편 녹화장 취재를 통해 알게 됐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KBS 예능 음악프로그램에서 그를 볼 수가 없다. KBS 교양국에서 제작하는 ‘인간극장’과 ‘아침마당’은 출연하는 반면, 예능국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 기점은 대략 지난 3월 종영한 TV조선 예능 ‘미스터트롯2’ 출연 후인 것으로 보인다. 박서진은 ‘미스트트롯2’ 본선 2차전 일대일 데스매치에서, 최종 우승자가 되는 안성훈과 붙어 아름다운 패배를 맛보고 중간에 퇴장했다.

박서진은 2022년 3월 17일 KBS 예능 ‘팬심자랑대회 주접이 풍년’ 7회에서 그의 공식 팬카페 닻별과 함께 출연한 적도 있다.

KBS에서 타방송국 오디션 참가자의 출연을 금지하는 원칙을 세우지는 않았겠지만, 정황상으로 보면 타 오디션 출연자들을 자사 예능에 출연시키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박서진은 파이널 TOP7에 들지도 않은데도 이런 원칙(?)이 적용된다면, 괘씸죄 아닌 괘씸죄가 된 셈이다. 지난 3월 종영한 MBN ‘불타는 트롯맨’ 우승자인 손태진도 과거처럼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지 못하는 듯하다. 문제는 타 방송국 오디션에 출연한 대다수 가수들이 KBS 예능에 출연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 아름답지 못한 관행이 KBS, MBC, SBS 지상파 3사 중심 체제에서는 서로 견제하는 식의 과열경쟁이라고 보고 어느 정도 용납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매체시대다. KBS로서도 자원을 폭넓게 활용해야 한다. 만약 TV조선의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 KBS ‘아침마당’ 도전 꿈의 무대 우승자니까 안돼”라고 했다면 어떻게 됐겠는가. 수신료 분리 징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BS가 이런 식으로는 국민적 합의를 얻어내기 힘들다.

타 방송국 오디션에서 파이널까지 올라간 멤버들은 ‘불타는 장미단’ ‘트랄랄라 브라더스’ ‘화요일은 밤이 좋아’ 등 각종 스핀오프에 출연해 존재감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타 방송국 오디션에서도 중간에 탈락하면 스핀오프 예능에서도 불러주지 않고, 타 방송국 출연만 어려워져 음악 마케팅이 매우 힘든 상태다. 이런 가수들은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혹시라도 타방송국 오디션에 출연했다고 해서 KBS가 예능 출연금지를 적용하고 있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해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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