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산맥에 거인족 어린이가? 초대형 그림, 그린 방법 봤더니

박선민 기자 2023. 7. 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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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프스의 한 산비탈에 그려진 초대형 그림. /세이프 인스타그램

스위스 산비탈에 초대형 그림이 그려졌다. 얼핏 보면 합성으로 느껴질 만큼 거대하지만, 화가가 직접 산비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그린 그림이다.

스위스계 프랑스 화가 세이프(SAYPE)는 18일(현지 시각)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위스 알프스의 빌라르 쉬르 올롱 마을 산비탈에 그린 초대형 그림 두 점을 공개했다. 각각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스케치북에 산, 나무, 별, 달 등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대자연을 재료로 일정 기간 전시 후 철거하는 예술 기법 ‘랜드아트’의 일환으로 세이프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다.

그림 크기는 3000㎡에 달하며, 재료로는 분필과 목탄 스프레이가 이용됐다. 때문에 비가 내리면 그림은 모두 씻겨 없어진다. 기상 요건에 따라 관람 기간이 달라지는 셈이다.

세이프는 작품이 완성되기 전부터 그림 그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공개해 왔다. 이를 보면, 세이프는 산비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분필과 목탄이 나오는 스프레이를 들고 작업을 이어간다. 스프레이를 뿌릴 때마다 아이들의 형상과 명암이 선명해진다. 이렇게 그려진 그림들은 옆에 선 세이프가 작은 점처럼 보일 만큼 거대하다. 멀리서 보면 거인족 아이가 산봉우리에 앉아있는 듯한 모습으로, 산맥의 윤곽과 노을 등이 그림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스위스 알프스의 한 산비탈에 그려진 초대형 그림. /세이프 인스타그램
목탄과 분필 스프레이를 이용해 산비탈에 초대형 그림을 그리고 있는 세이프. /인스타그램

세이프는 이번 작품에 대해 “아이들이 각각 바라보고 있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스케치북에 그리고 있는 그림들도 다르다”며 “획일성을 거부하고 다른 관점을 포용해야 할 필요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세이프는 이번 작품 외에도 자연에 초대형 작품을 그려왔다. 특히 프랑스 파리, 튀르키예 이스탄불, 독일 베를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등 전 세계 30개 도시에서 큰 손들이 서로를 꽉 잡고 있는 ‘벽을 넘어 (Beyond Walls)’ 시리즈를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작품 활동을 활발히 공유하고 있는데, 이달 초에는 알프스산맥 최고봉 몽블랑에 할머니와 아이의 뒷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세이프는 이 작품에 대해 “지혜와 경험을 상징하는 노인, 미래를 상징하고 순수함으로 가득 찬 어린이를 통해 세대 간 다리를 놓자는 뜻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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