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비행거리 550㎞인 이유...부산의 美 핵잠수함 겨냥한 듯

사거리 550㎞, 美 핵잠수함 기항해 있는 부산까지 거리
김여정 부부장 “핵잠수함 입항 대가 가볍지 않을 것” 위협

18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 전략핵 잠수함 켄터키함(SSBN 737, 사진 가운데)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19일 새벽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 부산에 입항해 있는 미군의 전략 핵잠수함(SSBN)인 ‘켄터키함’(SSBN-737)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 대한 ‘맞춤형 무력시위’라는 해석이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3시 30분∼3시 46분께 평양 인근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의 비행 거리는 약 550km다. 발사 지점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인 554km(구글 지도 기준)와 거의 일치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비행거리를 볼 때 부산에 입항한 SSBN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새벽 취약시간을 노려 우리 군뿐 아니라 사회를 피곤하게 하고 내부적으로는 군부가 대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기지나 평택 미군기지까지의 거리에 상응하는 사거리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무력시위를 해 왔다.

핵잠수함 SSBN의 한국 기항은 지난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의 한국 방문 이후 42년 만이다. 북한은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4일 담화에서 미국의 SSBN 입항계획을 거론한 뒤 “미국이 우리를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상서롭지 않은 일들이 미국을 기다릴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18일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린 ‘한미 핵 협의그룹’(NCG)에 대한 대응 차원의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7일 담화에서 “미국은 확장억제 체제를 강화할수록, 군사동맹 체제를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회담 테이블)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며 이 회의를 비난한 바 있다. 이밖에 남한을 겨냥한 변칙 궤도 미사일의 성능을 시험하는 차원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