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오피스빌딩 투자실패 파장…누가 얼마 넣었나

이정필 기자 2023. 7. 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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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의 2800억원 규모 홍콩 오피스빌딩 펀드가 90% 상각 처리되면서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금 300억원을 투자하고 VVIP 고객에게 240억 규모를 팔았다.

나머지 약 875억원의 금액은 보험사 등 다른 금융기관과 VVIP 고객들이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고객과의 자율조정을 거쳐 투자원금의 일부를 지급할 예정으로 지난달 27일부터 펀드 투자자들에게 해당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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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0억 펀드 중 우리은행 765억 판매, 미래에셋 540억 규모
한투·유진투자·한은 노조 등도 투자해 손실, 우리은행 일부 보전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미래에셋증권의 2800억원 규모 홍콩 오피스빌딩 펀드가 90% 상각 처리되면서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 우리은행은 투자한 고객들을 상대로 손실을 일부 보전해주기로 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펀드가 투자한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은 홍콩 주룽반도에 위치한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이다. 1조원이 넘는 투자 규모에 당시 싱가포르투자청(GIC),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유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고 국내에선 미래에셋이 유일한 투자자로 선정됐다.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해당 펀드를 조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은 2019년 6월 중순위(메자닌)로 해당 빌딩에 당시 환율 기준 2800억원(2억4300만 달러)을 대출해줬다.

이 메자닌 펀드는 10개월로 짧은 만기에 연 5.2% 기대수익률을 내세웠다. 이에 기관투자자와 함께 최소 가입금액 10억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VVIP)들의 자금이 몰렸다.

우리은행은 VVIP 고객들에게 해당 펀드를 총 765억원 판매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금 300억원을 투자하고 VVIP 고객에게 240억 규모를 팔았다.

한국투자증권은 400억원, 유진투자증권은 2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한국은행 노동조합도 20억원을 넣었다. 나머지 약 875억원의 금액은 보험사 등 다른 금융기관과 VVIP 고객들이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이들은 투자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실률 증가와 홍콩 내 정치적 갈등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해 운영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후 만기를 3년 넘게 미뤄온 펀드는 빌딩 매각으로 손실을 확정하게 됐다. 보증을 섰던 건물주 골딘파이낸셜홀딩스의 최대주주 판수통 회장이 파산하고 금리인상 등으로 빌딩 가격이 급락하면서 선순위 대출자인 GIC와 도이체방크가 빌딩 매각에 나섰다. 이들은 원금을 회수했지만 매각 대금이 선순위 투자자들에게도 다 돌아가지 못해, 나머지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조성한 펀드 자산의 90% 내외에서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열린 이사회에서 투자 고객 손실을 일부 보전해주기로 결정하고 이를 공지했다.

우리은행은 고객피해 방지 및 신뢰 회복차원에서 사적화해의 수단으로 자율조정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고객과의 자율조정을 거쳐 투자원금의 일부를 지급할 예정으로 지난달 27일부터 펀드 투자자들에게 해당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자율조정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기준안을 준용해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자율조정 완료 후 운용사를 대상으로 구상권 청구와 중순위 채권 추심을 검토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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