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기 지긋지긋해”...드디어 끝이 보이는 ‘긴축의 시대’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7. 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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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주요 지수 동반 상승
‘AI 출시 발표’ 마소 주가↑
2분기 실적 발표 하루 앞둔
테슬라·넷플릭스 매수 부각
中경기부양 의지에 유가 반등
뉴욕 타임스퀘어에 걸린 넷플릭스 전광판/사진=김인오 기자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나온 18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는 연일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 6월 소매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자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끝으로 올해 남은 시간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 날 뉴욕증시 폐장 직후 실적을 공개하는 테슬라(TSLA↑1.02%)와 넷플릭스(NFLX↑5.50%)로 향하는 분위기입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주요 주가지수
미국 주요 지수를 보면 이날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75%, 1.06% 상승했습니다. S&P 500 지수 11개 부문은 부동산·유틸리티가 약세였던 반면 대부분의 업종이 강세였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0.76%, 0.13% 올라섰습니다.
미국 6월 소매 판매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발표가 나온 18일, 연방기금금리(미국판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전문 투자자들은 연준이 7월 인상 이후 올해 남은 시간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63%로 보고 있습니다./출처=CME
 주요 경제 지표를 보면, 이날 개장 전 미국 상무부가 ‘월간 소매 판매’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6월 소매 판매는 월간 0.2% 늘어 로이터가 집계한 경제학자들 예상치(0.5%)를 밑돌았습니다. 다만 상무부는 5월 소매 판매 증가율을 이전에 발표한 0.3%에서 0.5%로 상향했습니다. 미국은 민간 소비가 전체 경제의 약 70%를 책임지는데, 소매 판매는 민간 소비 중에서 특히 상품 소비를 반영합니다.

소매 판매 둔화와 관련해 네덜란드 계 투자은행인 ING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제조업 활동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둔화되는 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7월25~26일) 결정이 올해 마지막 금리 인상 결정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연방기금금리(미국판 기준금리) 선물시장 집계를 보면 전문 투자자들은 연준이 다음 주 FOMC 회의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올리는 것)을 결정할 확률을 약 99%, 7월 인상 후 연말까지 동결할 확률을 63% 로 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18일 주가
한편 개별 종목을 보면 ‘미국 시가총액 2위’ 마이크로소프트(MSFT↑3.98%) 주가가 하루 만에 약 4% 뛰어 1주당 359.49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온라인 구독 기반 오피스프로그램인 마이크로소프트365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새로 적용한다고 밝히면서 AI 투자 열기에 또 다시 불 지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365 기본 요금에 매달 추가로 30달러를 내면 AI 기능을 활용한 업무 지원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기업 고객들의 사용료는 기존보다 83%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부분이기 때문에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365 AI 서비스는 현재 코파일럿(Copilot) 이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회사는 600곳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시험 적용을 해왔습니다. 코파일럿은 이메일 우선 순위 지정, 회의 요약, 엑셀 데이터 분석,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등 기능을 담고 있습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챗봇 ‘빙 챗’에 이미지 검색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18일 실적을 발표한 미국 주요 은행
한편 이날 개장 전 호실적을 발표한 월가 대형은행 모건스탠리(MS↑6.45%)와 뱅크오브아메리카(BAC↑4.42%)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사업 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2% 줄었습니다. 다만 주주 친화 정책, 즉 분기별 배당금을 1주당 9.7% 인상하고 200억달러 규모 자사주 환매 계획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혀 매수세를 끌었습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나 웰스파고에 비해 소매은행 사업 비중이 적고 투자은행(IB) 사업 비중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뉴욕증시가 하락장인 경우 IB 비중이 큰 은행들은 주식·채권 거래 부문과 기업들 인수·합병(M&A) 자문 서비스 부문 매출이 부진한 경향이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2분기 기업 자문 서비스 매출은 연간 24% 줄었습니다. 특히 조 바이든(민주당) 정부가 M&A 규제를 강화한 점도 영향을 줬습니다. 주식과 채권 부문 매출은 각각 14%, 31% 줄었습니다. 다만 투자자들은 모건스탠리의 주주 친화 정책과 올해 뉴욕 증시 상승세, 올해 하반기 이후 기업들 공모(IPO)와 M&A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해당 종목을 사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한편 소매은행 사업 비중이 높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호실적 발표와 더불어 올해 2분기 순이자 소득(NII)이 연간 14% 증가했으며 올해를 통틀어 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NII는 은행들 예대마진을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연준이 작년부터 긴축 정책을 펼쳐온 결과 소매은행 사업 실적이 늘어난 것입니다. 다만 NII 의 경우 연준이 긴축 속도를 줄이기 시작한 만큼 기준금리가 작년만큼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밖에 지역은행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지역은행 역시 소매은행 사업 비중이 높은데 올해 지역은행들이 유동성 위기 이후 상업용 부동산 침체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관련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뉴욕 기반 뉴욕멜론은행(BK↑4.11% )은 NII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은행은 올해 NII 연간 증가율이 20%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날 밝혀 매수세를 끌었습니다. 경영진은 보관 혹은 관리 중인 자산이 직전 분기 대비 9% 늘어난 46조 90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피츠버그 기반 PNC 파이낸셜(PNC ↑2.51%)은 애매한 실적과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1주당 순이익(EPS)가 월가 기대치를 넘었지만 매출은 기대를 밑돌았습니다. 은행 경영진은 올해 NII 증가율이 연간 5~6% 일 것이라면서 전망치(기존 7~8%) 를 하향했습니다.

올해 2분기 PNC 예금은 분기별 2%, 연간 3% 감소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순 상각(net charge-offs) 금액은 2분기에 87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2분기(400만 달러)와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1000만 달러)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수준입니다. 순 상각이란 은행이 대출은 해줬지만 돌려 받지 못한 돈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18일 나스닥 빅테크
한편 다음 날인 19일 뉴욕증시 폐장 직후 분기 실적을 발표 하는 테슬라와 넷플릭스는 주가가 연일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회사가 최근 미국에서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서면서 유료 구독자가 늘어나 실적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투자 기대감이 선 매수세로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만기20년 이상 장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ETF 인 TLT 18일 시세
한편 18일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주요 국채 가격이 보합세를 기록하면서 수익률 변동폭이 비교적 작았습니다. 이날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5.49%,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전날과 같은 4.74%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0.01%p) 떨어진 3.80%, 만기가 가장 긴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bp 떨어진 3.91% 에 마감했습니다. 국채를 비롯한 채권은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식으로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입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가 소폭 반등했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오후 5시 30분 기준 0.11% 오른 99.95 를 기록했습니다.

원유 2배 레버리지(고위험) ETF 인 UCO 18일 시세
이밖에 상품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 리스크가 줄어들고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경기 부양 의지를 강조한 가운데 국제 에너지 가격이 반등했습니다. 에너지 가격은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을 밑돌고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여파로 전날 하락했지만, 18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부양을 위해 지체없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영향으로 다시 올라섰습니다.

국제 유가를 보면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9월물은 전날보다 2.13% 올라 1배럴 당 75.66 달러, 북해 브렌트유 9월물은 1.44% 오른 79.63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편 미국 헨리허브천연가스 9월물은 4.57 % 올라 1영국 열단위(MMbtu) 당 2.61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금 8월물은 1.25 % 올라 1트로이온스 당 1980.8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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