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그만 좀 떠먹여줘[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2023. 7. 1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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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편파적인 한줄평 : 배불러….

알아서 먹고 싶은데 못 미더운지 계속 떠먹여준다. 배불러서 그만 먹고 싶은 생각이 떠오를 정도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양성평등개론, 영화 ‘바비’다.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마고 로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라이언 고슬링)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 그레타 거윅 감독과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아메리카 페레라 등이 뭉쳐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를 완성한다.

영화 ‘바비’의 한 장면.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다. 한때 여성을 성상품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바비’란 아이콘에 양성 평등 코드를 끌어내는 발상은 신선하다. 바비와 켄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역차별을 논한다거나, 현실세계 여성들의 진짜 삶에서 자신의 이상과 괴리를 발견한 바비가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성장담으로 이끄는 서사도 나쁘지 않다.

핑크빛으로 구현된 바비랜드를 보는 맛도 있다. 세계관 곳곳에 ‘B급’ 코미디를 심어놔 툭툭 웃음이 터지게 한다. 특히 중반 이후 켄들의 댄스 배틀 장면은 마치 ‘킬링로맨스’(감독 이원석)를 보는 듯한 ‘병맛’까지 선사한다.

그러나 과하다는 게 단점이다. ‘양성평등과 휴머니즘’이 생각해볼 만한 화두고 의미있는 메시지라는 건 알겠다. 생각할 시간을 준다면 충분히 음미하고 되새길 수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레타 거윅 감독은 관객들이 영 미덥지 않았던 모양이다. 주입하고 또 주입한다. 대사로 주입하고, 상황으로 주입하다보니 어느새 강의를 억지로 듣는 학생이 된 기분도 든다. 가끔은 달갑지 않은 대사도 맞닥뜨리니 재미를 반감한다. 또한 엔딩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마고 로비나 라이언 고슬링은 캐릭터에 착 붙는다. 특히 라이언 고슬링은 캐스팅 논란이 무색할 만큼 바비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 ‘켄’의 열등감을 제대로 구현해낸다. 19일 개봉.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1.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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