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연방 단합' 상징 커먼웰스 게임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천문학적 비용 들어가… 감당할 수 없다"
BBC "영연방 체육대회 종말 맞을 가능성"
비(非)영어권 국가 국민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커먼웰스 게임’(Commonwealth Games)이라는 이름의 국제 체육대회가 있다. 영연방 회원국 50여개 나라가 올림픽처럼 4년마다 한 번씩 모여 여러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는 스포츠 축제다. 1930년 시작해 어느덧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빅토리아주가 내세운 표면적 이유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애초 빅토리아주는 커먼웰스 게임 개최에 18억달러(약 2조270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최근 호주의 경제 전문가들은 실제로 투입돼야 할 비용이 예상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1억달러(약 5조1000억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뭘 어떻게 하든 ‘밑지는 장사’라는 생각이 든 빅토리아 주정부가 재빨리 발을 뺀 결과라는 게 BBC의 설명이다.
커먼웰스 게임 조직위원회는 호주의 다른 주들한테 경기 개최 의사를 타진했으나, 천문학적 비용에 놀란 주정부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엘리자베스 2세 시절만 해도 나름 강한 결속력을 자랑했던 영연방이 아들인 찰스 3세 즉위를 계기로 흩어질 기미를 보인다는 점이다. 찰스 3세는 젊은 시절 부인 다이애나 비(妃)를 멀리하고 커밀라(현 왕비)와 불륜을 저지른 것 때문에 대중의 원성이 자자하다. 엘리자베스 2세 재위 기간만 해도 군주제에 찬성했던 이들이 찰스 3세 취임 이후 생각을 바꿔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으로 가자”는 주장을 펼친다는 소식이 계속 전해진다. 특히 영국 국왕을 자국 국가원수로 모셔 온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에서 이번 기회에 아예 공화정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진다.
커먼웰스 게임을 주최하겠다는 영연방 국가가 없어도 대안은 있다. 옛 식민 종주국인 영국이 계속 대회를 조직하고 주관하면 된다. 문제는 과거 식민지 경영에 올인했던 영국의 잘못에는 눈을 감은 채 영국이 옛 식민지 국가들을 상대로 지금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호주의 스포츠 및 역사 전문가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젊은이들은 더는 커먼웰스 게임에 관심이 없다“며 “호주의 어떤 지자체도 그 대회를 개최할 생각이 없다는 점은 커먼웰스 게임이 종말에 이르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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