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군장병 월북 확인 “고의로 군사분계선 넘어…바이든도 면밀 주시”

미국 국방부와 백악관, 국무부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미군 장병의 월북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군 장병이 북한으로 넘어간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사진=연합뉴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화상회의 뒤 국방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사건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많은 것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던 중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믿고 있다”면서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조사하면서 군인의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우리 장병들의 복지에 대해 가장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계속 집중할 것이며, 앞으로 몇 시간, 며칠 내에 상황이 전개될 것이고 계속해서 소식을 전하겠다”고 설명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군이 자발적으로 허가 없이 국경을 넘었다”고 확인하고 “현재 미 국방부가 북한 카운터파트와 이 문제에 대해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사건이 발생한 JSA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북한 측과 소통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잔피에어 대변인은 “백악관, 국방부, 국무부, 유엔이 협력해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하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북한군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그 이상 공유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잔피에어는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사안 가운데 하나”라며 “추가 상황에 대해서도 지속해 보고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 여부에 대해서는 “남한이든 북한이든 어느 쪽과도 대통령의 통화와 관련해 공개할 내용이 없다”면서 “우리는 한국 및 스웨덴 등 동맹과 관여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통화와 관련해서는 밝힐 내용이 없다”고 했다.

잔피에어 대변인은 현재 핵협의그룹(NCG) 참여를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커트 캠벨 미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문제 해결에 관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특정한 개인의 관여 여부에 관해 확인할 수 없다”며 “미 국방부가 북한의 카운터파트와 접촉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그는 “현재 벌어진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북한군과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며, 정확하게 그의 신변을 확인하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 사람은 현역 군인이며 국방부가 주무 부서”라며 “국방부는 북한 관리들과 적절한 접촉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런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부와 외국 정부간 접촉 여부를 묻는 말에 “한국과는 정례적으로 대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시점에서 국무부는 북한이나 다른 정부에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