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만트럭의 핵심 기지로 부상한 폴란드 크라쿠프 공장

2023. 7. 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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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연기관 트럭 전문 생산, 2억유로 투자해 증설 완료
 -한국향 제품도 공급

 폴란드 마워폴스카주의 중심 도시인 크라쿠프. 한때 폴란드의 수도이기도 했던 이곳은 오랜 역사로 잘 알려진 곳이다. 여기에 만트럭버스그룹이 생산기지를 세운 건 2007년 10월. 최근까지 무리없이 23만여 대를 출고해냈지만 가동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2억유로(한화 약 2,840억원)를 투입한 대규모 증설을 거쳐 만트럭의 핵심 공장으로 부상했다.


 크라쿠프 공장은 이전보다 면적을 1/3 키워 3만2,000㎡ 규모를 확보했다. 그러나 생산 능력은 2024년부터 이전의 3배인 하루 300대로 커질 예정이다. 지금은 안정화 단계로 240대를 만들고 있다. 생산 증가는 늘어난 인력과 비례한다. 기존 1,000명이었던 근로자는 3,500명까지 불었다. 이 가운데 생산직 2,500명이 24시간 3교대로 쉴틈없이 트럭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공장을 키운 배경은 만트럭버스그룹의 지속가능한 운송 솔루션 전략에 있다. 크라쿠프 공장은 내연기관 트럭에만 집중한다. 증설은 2024년부터 전기트럭을 혼류 생산하는 독일 뮌헨 공장의 일부 물량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크라쿠프 공장은 만트럭 세계 생산대수의 2/3을 책임지게 됐다.


 크라쿠프 공장은 총중량 16t 이상의 대형 트럭(TGS, TGX)을 제작한다. 곧 중대형 TGM과 중형 TGL도 생산할 예정이다. 제조는 그룹의 표준에 따라 9개 공정을 거친다. 처음엔 위아래로 뒤집은 프레임에 신경 역할을 하는 배선과 장치들을 설치하고 바퀴 축을 장착한다. 이어 프레임을 뒤집어서 정자세를 만든 후 엔진, 변속기, DPF 등의 동력계와 연료 및 요소수 탱크를 얹고 '결혼식'이라 불리는 프레임과 캡의 결합 과정을 통과한다.



 캡은 공장 내 별도의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 조립 라인으로 옮겨온다. 도장, 전장 및 대시보드 탑재, 좌석 및 베드 장착 등의 절차를 미리 밟아 생산 효율을 높인다. 엔진은 독일 뉘른베르크의 파워트레인 공장에서 공수한다.

 각 공정엔 모니터를 배치해 작업자가 생산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다. 하루 생산 목표와 근무 조별 생산 현황, 공정별 신호등 같은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표시된다. 또 다른 모니터는 조립 설명 그래픽과 해당 트럭이 향하는 국가를 보여줌으로써 생산을 돕는다.


 근무자의 체격을 감안한 작업대의 구조도 인상적이다.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정확한 각도로 차대와 부품이 움직여 조립 편의성을 높인다. 각 공정 사이를 바삐 움직이는 무인 운반 로봇도 효율적이다. 이 로봇은 여러 개의 간단한 부품은 물론, 엔진 등의 육중한 부품도 신속 정확하게 나른다. 사방에는 센서가 있어 사람이나 장애물을 인식하면 자동으로 정지하기도 한다.

 7개의 각 주요 공정 막바지엔 품질을 확인하는 공간(Quality Gate)을 마련해 불량률을 최소화한다. 품질은 자동화 시스템이 꼼꼼하게 살핀다. 이제 가동을 시작한 지 16년이 된 어린 공장이지만 스마트 팩토리 기반의 높은 제조 효율성과 낮은 불량률을 달성하며 생산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크라쿠프 공장은 최근 폴란드 내에서 '올해 최고의 공장(The Factory of the Year 2023)'과 '최고의 임직원(The Employee of the Year 2023)'을 수상한 바 있다.


 조립을 마치고 연료까지 주입한 트럭은 자체 동력으로 최종 점검을 통과한 후 출고 대기 장소로 나가게 된다. 일부 제품은 주문 제작을 위한 트럭 조정 센터(Truck Modification Center)로 향한다. 1만㎡ 규모의 트럭 조정 센터는 소비자가 별도로 요구한 맞춤형 품목을 장착하는 곳으로, 하루 평균 40여대가 드나든다. 기본형 제품에 공급하지 않는 리타더, 에어 서스펜션 등은 물론, 개인화 제품인 인디비주얼을 여기서 적용한다. 한국 소비자를 위한 후방 카메라 등의 장착도 이뤄진다. 현장에선 TGX 트랙터에 TV, 커피머신, 전자레인지, 인버터 등을 설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장은 탄소중립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시설도 신설했다. 바로 탄소중립 히팅 센터다. 목재 부산물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이곳은 크라쿠프 공장 전력 수요의 약 95%를 공급한다. 덕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공급난 속에서도 가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


 크라쿠프 공장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며 만트럭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게다가 공장 천장 곳곳에 걸린 '우리는 열정을 가지고 미래 운송을 위한 솔루션을 만듭니다(Z PASJA TWORZYMY I DOSTARCZAMY ROZWIAZANIA DLA TRANSPPORTU PRZYSZLOSCI)'란 문구의 대형 배너가 또 다른 특성을 잘 말해 주고 있었다. 24시간 동안 돌아가는 기계뿐만 아니라 공장을 움직이는 사람들에게서 열정이 느껴졌던 건 우연이 아니었다. 메이드 인 폴란드의 만트럭이 한국에서도 어떤 품질을 보여줄지 우려보다 기대가 큰 이유다.

크라쿠프(폴란드)=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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