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공화당, 이스라엘 지지안 상정.. 민주당의 '인종차별국' 비난 후
결의안에 민주당 의원의 비난 언급, 맞대결 양상도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하원의 공화당이 18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민주당의 이스라엘 비판에 맞서서 "이스라엘에 대한 변함없는 확고한 지지"를 표명한 결의안을 상정, 표결에 붙이기로 했다고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 결의안에는 지난 주 말 15일에 이스라엘에 대해 "인종차별 국가"라고 비난했다가 나중에 사과한 민주당의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워싱턴주)의 이름은 적시하지 않았지만 그의 발언에 대한 언급이 직접 담겨 있다.
결의안을 제안한 공화당의 어거스트 플루거 의원( 텍사스주)은 자야팔 의원이 지난 15일 하원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태도를 비난 한 것을 언급하면서 그 때문에 이번 지지 결의안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하원의 민주당 '의회 진보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자야팔 의원은 다음날 발언을 취소하면서 자기가 한 말은 유대인 국가 이스라엘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비난이었다고 공식 성명을 통해 해명했다.
"이스라엘이 인종차별주의자의 나라라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네타냐후의 극우파 정부가 노골적으로 인종차별 정책을 실시하고 현 정부 안에도 지나치게 극우적인 정책을 주장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공화당이 이번에 이스라엘 지지 결의안을 낸 것은 이스라엘을 두고 하원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 뿐 아니라 공화당내 젊고 진보적인 의원들이 당 고위간부들 보다 미국의 오랜 동맹국인 이스라엘에 대해 더 강력한 비판적 입장을 취해주기 원하면서 일어나는 당내 양분 현상도 반영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하지만 플루거 의원은 17일 의회에서 " 만약에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 반유대주의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들의 명단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진보적인 민주당 의원들은 19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이삭 헤르초그 대통령이 이스라엘 건국 75주년 기념연설을 하기로 되어 있는 일정을 보이콧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하원에서 유일한 팔레스타인계 의원인 라시다 털리브( 미시간주)하원의원은 이번 공화당의 결의안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폭력과 살인을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하원 토론회에서 "우리는 미국 의회에서 인종차별 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천명하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용감하게 이스라엘의 탄압과 인종 차별의 진실을 말한 유색인종 여성의원들의 말에 제동을 거는 행동이다"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의 사법제도 개편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책, 서안지구의 정착촌 건설 확대로 미국의 우려가 점점 깊어지는 가운데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18일 회담을 했다.
게다가 미국의 민주당 하원 지도부는 공화당의 이스라엘 지지 결의안 발의 이전인 16일에 이미 전날 자야팔 의원이 말한 '인종차별국가'란 발언을 비난,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 대표가 발표한 성명은 "이스라엘은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오랫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이스라엘의 안보와 안전을 지키며 중동의 민주주의 수호국가로 철통같은 동맹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몇 시간 뒤에는 유대인 의원들의 다수 그룹을 포함한 40여명의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자야팔의 발언을 비난하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별도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이 이 문제를 가지고 정치공세를 편다고 비난하면서도 공화당의 이번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야만적인 수탈과 강압정책, 불법적인 정착촌 건설로 영토 늘리기를 하든 말든, 이스라엘과 네타냐후 극우파 정부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확고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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