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괴담 책…‘삼성 고동진’ 눈길·CEO 추천책은?

김미경 2023. 7. 1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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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 '북캉스' 명소는
지난해 부커상 최종후보 오른 '저주토끼'
드라마 방영 후 역주행 '마당이 있는 집'
무더위 날리는 '공포·추리 소설' 강추
내공 키우려면 'CEO 추천책' 안성맞춤
김진영 작가가 쓴 동명의 장편 원작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ENA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한 장면(사진=KT스튜디오지니).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마당에서 시체 냄새가 난다.”

김진영 작가의 장편소설 ‘마당이 있는 집’(엘릭시르) 책 띠지에 적힌 문구다. 마당 어디선가 느껴지는 악취로 인해 흔들리는 심리를 묘사한 이 문구는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2018년 출간한 이 책은 최근 ENA의 동명 드라마로 제작돼 베스트셀러 역주행을 경험했다.

여름에는 ‘괴담 책’이다. 등골 서늘한 이야기 덕에 ‘여름=스릴러’는 하나의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출판계에서도 이를 놓칠 리 없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공포·추리 소설 출간이 줄을 잇고 있다. 전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한국 장르 문학의 수준도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름 추천 도서
“여름하면 공포소설”…서점가도 출간 이어져

소설집 ‘영원히 알거나 무엇도 믿을 수 없게 된다’(은행나무)는 도시 괴담을 주제로 여덟 작가의 신작을 모았다. 2000년대를 휩쓴 빨간 마스크 괴담부터 어디에서 나를 지켜보는지를 파악할 수 없어 더욱 두려운 몰래카메라까지. 상상의 존재에서 현실의 공포까지 두루 살핀 도시 괴담의 집합체다.

은행나무 출판사는 “괴담의 매력은 우리를 낯설고 기이한 곳으로 데려간다는 데에 있다”며 “여덟 편의 소설은 도시의 틈새를 경유해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2023년의 도시를 다시 사유하게 한다”고 했다.

지난해 소설집 ‘저주토끼’로 영국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의 책들은 여름에 제격이다. 책 ‘저주토끼’(래빗홀)는 판타지·호러 단편소설 10편을 담고 있다. 저주와 복수, 유령 같은 비현실적 소재로 현실 사회의 비이성을 드러내는 일종의 우화 소설이다. 매력은 구전 형식이라는 점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처럼 저주 인형과 화장실 귀신 등 오싹한 재미를 한가득 풀어놓는다. 신작 ‘한밤의 시간표’(퍼플레인)는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보관, 관리하는 한 수상한 연구소에서 한밤중 벌어지는 이야기를 묶은 연작소설집이다. 연구소에서 심야 근무하는 직원들과 그곳에 보관 중인 물건에 얽힌 괴이한 이야기 일곱 편이 수록됐다.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장편 스릴러들도 풍성하다. 소설 ‘마당이 있는 집’은 행복한 일상을 의심하기 시작한 여자와 불행한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분투하는 두 여자의 삶이 교차하며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간다면 공감할 만한 가정 스릴러다. 일본의 추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완결판 ‘매스커레이드 게임’(현대문학)은 고급호텔 코르테시아 도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살인 이야기다. 객실의 닫힌 문 안에서는 살인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마구 뒤섞이고, 가면 속 숨겨진 과거의 비밀들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디자인=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휴가철 내공 키우려면 ‘CEO 추천책’

장맛비 내리는 휴가철, 여행 대신 내공을 키워보려는 독자들에겐 최고경영진(CEO)이 추천하는 책이 안성맞춤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영자를 위한 지식·정보서비스 ‘세리CEO’(SERICEO)는 ‘CEO가 휴가 때 읽어야 할 책’ 14권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CEO 회원 241명과 전문가 35명이 설문에 참여해 골랐다.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진단하고 기업의 혁신 방안 및 대응 전략 수립에 이르기까지 참고할 만한 책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CEO가 동료 CEO에게 가장 많이 추천한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마지막 수업’(매일경제신문사), ‘사장학 개론’(스노우폭스북스),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부키)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도둑맞은 집중력’(어크로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다산초당) 등을 많이 꼽았다.

‘갤럭시 성공 신화’의 주역이자 대표이사를 지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최근 펴낸 ‘일이란 무엇인가’(민음사)도 직장인이라면 휴가철 짬 내어 읽어볼 만한 책이다. 308쪽 분량의 책에는 그가 평사원에서 시작해 사장에 오르고 거대 기업을 이끌면서 겪었던 경험과 노하우, 조언 등을 담았다. ‘적을 편으로 만드는 두 가지 방법’, ‘판단력이란 밀고 나가는 힘이다’, ‘불편과 불안을 혼동하지 마라’ 같은 식이다. 그는 “38년간 조직 생활에서 고민하고 실천했던 경험과 나름의 노하우를 나누고자 쓴 책”이라고 했다.

변하는 트렌드(동향)에 빠르게 반응하려면 상반기 베스트셀러를 추천한다. 자기계발서 ‘세이노의 가르침’(데이원)은 상반기 서점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책에는 그가 제시하는 성공 방정식, 부자가 되는 법, 일에 대한 태도 등이 담겼으며, 필독서처럼 읽힌 셈이다.

예스24 도서 PD들은 최근 자사 사이트에 여름철 읽을만한 책을 소개하면서 “휴가철에는 가장 시선이 자주 머무르는 곳에 책을 놓아두라. 바다 가까이에 자리한 전국의 작은 책방을 떠나보거나, 미뤄뒀던 두꺼운 벽돌책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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