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대치' 여야 지지율 박스권 갇혔다…총선 미칠 영향은

박기범 기자 2023. 7. 1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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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내내 변동없이 지지층만 결집…정치외면에 무당층 30%나
거부권·양평고속도·오염수 대치…총선 앞 정치혐오 커질수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입법폭주 의회독재 민주당 규탄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2023.6.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여야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인으로는 정치권의 ‘내편 바라보기’ 정치가 꼽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야 극한대치가 이어지면서 중도층의 정치외면과 지지층 결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란 분석인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40%대 박스권에서 갇혀있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4.2%, 국민의힘은 37%를 기록했다. 전주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0.4%포인트(p),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1%p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은 33%, 민주당은 32%를 각각 기록, 전주와 지지율이 같았다.

여야의 지지율 정체는 지난 1월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리얼미터가 지난 1월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43.9%, 국민의힘은 40.4%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월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34%, 국민의힘 33%로 조사됐다.

지난 7개월 동안, 리얼미터의 경우 민주당은 0.3%p 상승, 국민의힘은 3.4%p 하락했고, 한국갤럽에서는 민주당만 2%p 하락했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변화가 없었다. 두 정당 모두 30~40%대 박스권에서 지지율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이다.

여야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원인으로는 연일 계속되는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꼽힌다. 연일 정쟁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정치외면을 불러일으키고 지지층 결집 효과만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실제 앞서 인용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은 30% 수준으로 양당 지지율과 비슷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맞이한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은 여야 대치를 심화시킨 요인이다. 대표적인 예가 '거부권' 정국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1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건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없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등 벌써 2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여기에 야당이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개정안, 민주유공자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고 있어 거부권 정국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여야는 거부권 정국에서 상대를 '독주' 프레임으로 비판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의 입법공세에 대응할 방법으로 '거부권'이 유일하다며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비판하고, 야당은 국회에서 정상 절차에 따라 의결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무기로 민의를 외면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3.3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각종 현안에 대한 여야 대치도 격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는 여야의 극한 대립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지난 15년간 논의된 이 사업은 야당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의혹을 제기하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야당의 '가짜뉴스' 공세로 더 이상 사업이 어렵다며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후 여야는 연일 기자회견과 발언, 논평 등을 통해 서로를 겨냥하고 있다. 양평군민들의 고속도로 사업 재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야 정쟁이 이어지면서 사업 정상화는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여야 공방도 심화하고 있다.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보고서 발표 이후 대치는 더욱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여권은 야당의 가짜뉴스라고 연일 비판하고 있고, 야당은 일본까지 건너가 여론전을 확대했다.

대통령 인사에 대한 논란도 첨예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가 대표적이다.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이 유력한 이동관 대통령실대외협력특보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야 정쟁은 전국적인 수해 피해가 발생하자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수해 복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여야 신경전은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치국면을 풀기 위해 양측이 소통해야 하는데, 김기현 국민의힘·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만남은커녕 합의했던 TV토론회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만남 역시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있어 여야 정쟁은 당분간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여권의 경우 과거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출마 움직임, 야당의 경우 진보진영의 신당 창당 움직임 등이 감지되면서 여야의 거대정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총선이 가까울수록 여야 대립은 극한으로 치달았다"며 "11월이나 12월쯤 가면 중도층에 어필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 교수는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양당 모두에 거부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혐오 분위기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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