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이규성처럼 대놓고 때려도 No 퇴장 No 징계…주심-VAR심판-협회 심판위의 무책임 삼박자, K리그를 UFC로 만들 셈인가[SS포커스]

정다워 2023. 7.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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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책임지지 못할 해명은 안 하는 게 낫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지난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22라운드 경기에서 울산 현대 미드필더 이규성의 난폭한 행동을 두고 사후 징계감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이규성은 공과 상관없이 상대 선수인 문지환을 향해 거칠게 팔을 휘둘렀다. 이규성의 팔은 문지환의 안면을 강타했다. 문지환은 그대로 피치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명확하게 고의성을 띤, 피치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악질적인 반칙이었다. 공중에 뜬 상태에서 팔꿈치를 휘둘러도 레드카드가 나온다. 이규성의 행위는 의심의 여지 없는 퇴장감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비교적 쉬운 각도에서 보고도 이 장면을 그냥 넘어갔다.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무능력이고, 보고도 넘어갔다면 방관이자 직무 유기라고 봐야 할 만큼 판단하기 까다롭지 않은 장면이었다.

주심이 놓쳤다면 이를 정정해야 할 VAR실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VAR 심판은 주심이 비디오를 통해 제대로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았다. 소통했다면 더 잘못이다. 3초만 돌려봐도 퇴장성 반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VAR 심판이 주심에게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주심과 VAR 심판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심판진의 잘못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바로잡을 ‘최후의 보루’, 협회도 스스로 권위를 포기한 듯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평가회 미디어 분석 결과 사후 징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협회 심판위원회에 질의했다. 연맹이 문제의식을 느껴 검토를 요청했는데 심판위원회는 반칙성 플레이는 맞지만 다이렉트 퇴장이 나올 만큼 거친 반칙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규성이 팔을 휘두른 각도와 속도 등으로 미뤄볼 때 가격보다는 밀치는 행위에 더 가깝다는 게 심판위 판단”이라면서 “당시 주심이 VAR실과 교신하며 판단을 내린 점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기 이후 국내 축구 커뮤니티에 이규성의 비매너 플레이 직캠 영상이 올라오면서 여론이 요동쳤다. 당연히 이규성을 비판하는 축구 팬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심지어 울산 팬조차 이규성의 행위를 방어하지 않을 정도로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비판 팬만의 의견은 아니다. K리그 대다수의 관계자도 같은 의견을 낸다.

한 구단의 지도자는 “이게 퇴장이 아니면 대체 어떤 게 퇴장인지 모르겠다. 주심, VAR 심판, 그리고 저런 식으로 설명하는 협회는 부끄러운 게 없나 싶다. 우리 팀 일은 아니지만 정말 화가 날 정도다. 앞으로는 저렇게 해도 퇴장을 안 준다고 하니 우리도 해야 하나 싶다”라고 협회와 심판진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구단의 관계자도 “사후 징계는 당연히 나올 줄 알았다. VAR이 있어도 오심은 나오니까 백번 양보하면 당시에는 상황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과거 한교원 선수 사건과 비슷하지 않나. 굉장히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2015년 한교원은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6경기 출전 정지 및 600만원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다이렉트 퇴장에 추가 징계까지 총 8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구단 자체 징계도 있었다. 정도가 덜하긴 하지만 이규성이 아예 징계받지 않는 것은 상식으로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이다.

앞으로 K리그에서는 이 정도 반칙으로 퇴장을 줄 수 없다. 공론화가 된 판정을 두고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니 비슷한 장면에서는 주심과 VAR 심판, 심판위까지 똑같이 판단해야 한다.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선수들이 나쁜 마음을 먹고 매 경기 이규성처럼 팔을 휘둘러도 레드카드를 줄 수 없다. K리그를 UFC 무대로 만드는 결정이다.

이날 경기의 VAR 심판은 지난해 10월 우승의 향방이 걸린 울산과 전북 현대의 맞대결에서 주심을 본 인물이었다.

당시 전북 선수 두 명이 뇌진탕을 당하는 거친 반칙이 이어졌지만 이 주심은 석연찮은 판정으로 일관해 축구 관계자들의 빈축을 샀다. 전북 구단도 판정에 질의하기 위해 공문을 보내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같은 심판이 특정 팀에 유리한 판정을 반복하면 사실이 아니어도 불필요하게 의심받게 된다. 울산 대다수의 구성원도, 팬도 이러한 판단은 존중하지도,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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